손흥민 침몰하던 최강희호 살렸다.

카타르전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2-1 승

2013-03-27     박민호 기자

 

손흥민(함부르크)의 버저비터 결승골이 대한민국의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3일 저녁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에서 카타르에 2-1로 승리했다.

후반 15분 이근호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4분 뒤 카타르의 칼판에게 동점골을 내줘 어려운 경기였다. 계속된 공격에도 성과는 없었고, 카타르는 시간을 적절히 소모했다.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려는 무렵 손흥민의 극적인 버저비터 골이 터졌다. 이동국(전북)의 결정적인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자 손흥민이 뛰어들어 결승골을 밀어 넣었다. 골이 터지는 순간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관중들은 벌떡 일어나며 극적인 승리를 만끽했다.

이 승리로 3승 1무 1패를 기록한 대표팀은 다른 경기와 상관 없이 A조 1위로 뛰어올랐다.

최강희 감독은 이날 지난 22일 자체 평가전에 선보였던 주전팀을 그대로 기용했다.

당시 주전팀에 속했던 손흥민 대신 자체 평가전에서 빼어난 활약을 선보인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을 투입했다.

수비라인은 박원재(전북)-곽태휘(울산)-정인환(전북)-오범석(경찰청)이 포백 수비진을 구축했다. 중원은 지동원-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근호(상무)-기성용(스완지)-이청용(볼튼)이 포진했다. 기성용은 수비라인 가까이에서 일차 수비막을 형성했고, 이근호는 처진 스트라이커 역할을 수행했다. 최전방에는 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이 위치했다.

카타르는 당초 밀집 수비를 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대등하게 맞섰다. 하지만 잠시 뿐이었다. 대한민국은 전반 6분을 기점으로 볼 점유율을 높여갔다. 대표팀은 김신욱의 높이를 활용해 경기를 풀어가기 시작했다.

전반 6분 지동원이 카타르 수비 진영에서 패스를 가로채 중앙 돌파를 시도했으나 아쉽게 막혔다. 이후 전반 14분 구자철은 중원에서 특유의 키핑력을 발휘해 상대 수비 3명을 제친 후 김신욱에게 연결했으나 아쉽게 골키퍼 손에 걸리고 말았다.

전반 26분 오범석과 이청용이 오른쪽 라인을 타고 들어간 후 지동원에게 연결했다. 지동원은 오른발 감아차기를 시도했으나 아쉽게 공은 골대를 벗어나고 말았다.

대한민국은 그 이후에도 시종일관 볼을 소유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그러나 이렇다 할 슈팅이 나오지 않았다. 카타르는 전반 중반 이후 파이브 백(back5)전술을 구사하며 대한민국 공격진을 압박했고, 전반은 그대로 종료됐다.


후반전이 시작되자 대표팀은 일방적인 공세를 펼쳤다. 최강희 감독은 후반 8분 지동원을 빼고 이동국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카타르가 김신욱의 높이에 어려움을 겪자 장신인 이동국을 투입하며 더욱 압박을 가한 것.

이동국은 투입되자마자 기회를 맞았다. 후반 11분 이동국은 기성용이 올려준 프리킥을 절묘한 헤딩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기다리던 첫 골은 후반 15분에 터졌다. 박원재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이근호가 머리로 방향을 바꾸며 골을 성공시켰다. 카타르의 수비가 이동국-김신욱에게 쏠린 것을 틈탄 절묘한 골이었다. 이근호는 최강희 감독 앞에서 군인 다운 멋진 경례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카타르의 동점골이 터졌다. 후반 19분 카타르 대표팀의 에이스 칼판 이브라힘이 공을 드리블하며 정면으로 들어왔고 수비수가 앞을 가로막지 않자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대표팀의 허를 찔렀다. 정성룡이 온 힘을 다해 뛰었지만 공은 이미 우리 골문으로 들어간 뒤였다.

대표팀은 더욱 필사적인 공세를 취했다. 이 경기에서 자칫 비길 경우 남은 경기에서 다른 팀의 추격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살얼음판 승부가 이어지자 최강희 감독은 손흥민을 투입했다. 손흥민은 투입과 동시에 폭발적인 드리블로 카타르의 수비를 휘저었다. 후반 38분에는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카타르를 압박했다.

카타르는 후반 막판 선수를 교체하며 시간을 소모했다. 시계는 이미 후반전 45분을 지나고 있었다. 손흥민은 후반 47분 혼전 상황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힘 없이 굴러간 공은 골키퍼의 품에 안겼다.

후반 50분 극적인 역전드라마가 시작됐다. 이동국의 결정적인 발리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자, 문전으로 쇄도하던 손흥민이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 극적인 결승골에 관중들은 서로 손을 맞잡으며 펄쩍 펄쩍 뛰었다. 경기가 재개되자 심판은 휘슬을 길게 불며 대한민국의 승리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