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경관 別無效果, 관광객 되레 감소
국제사기꾼에 놀아나고 있다는 비판 속에 제주도가 예비비-도민성금 등 260여억 원을 쏟아 부어 선정된 ‘제주세계7대 자연경관’이 아직은 별무효과(別無效果)다.
제주도가 ‘세계7대 자연경관’ 투표에 열을 올릴 때만 해도 선정되기만 하면 국내외 관광객이 몰릴 것이라고 판단했었다. 그래서 거액의 예비비를 지출하는가 하면 심지어 업무에 바쁜 공무원들까지 7대경관 선정 투표에 강제 동원 했다. 제주도정이 검증조차 덜 된 7대 경관 선정을 위해 분별력마저 잃어버릴 정도였다.
그런데 행(幸)인지 불행(不幸)인지 국제사기꾼에 속고 있다는 비난 속에서도 제주도(濟州島)는 ‘세계7대 자연경관’에 선정 됐다. 거창하게 축하행사도 벌였다.
하지만 7대경관이 국내외 관광객들을 불러들이는 데는 소박한 ‘올레 길’의 먼발치조차 따라 가지 못하고 있다. 7대 경관 선정 3년차를 맞았으나 그 효과가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올레 길’은 개설되자마자 국내외 관광객이 넘쳐났다.
세계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된 이듬해인 지난해는 관광객이 몰리기는커녕 유치 목표마저 미달했다. 7대경관이 관광객 유치의 특효약이 아님을 말해 주는 초기 증상인 듯싶었다.
아닌 게 아니라 선정 3년차가 되는 올해에 들어서면서도 7대경관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28일 현재 국내외 내도 관광객이 작년 동기비(同期比) 1.9% 감소했을 때만 해도 일시적 현상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다.
문제는 이러한 관광객 감소 현상이 일시적이 아니라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달 13일 기준 제주에 온 국내외 관광객 총수도 157만6511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0.2% 감소해 버렸다. 올해 유치 목표를 지난해보다 8.3% 증가한 1050만 명으로 잡았으므로 그만큼 관광객이 불어나야함에도 반대로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은 늘었다지만 주로 중국인이라는 점을 고려 할 때 7대경관과는 무관해 보인다.
물론 내국인 관광객의 대폭 감소는 경제 침체와 무관하지 않을 터이지만 그렇더라도 불어나야 할 내국 관광객의 감소는 역시 7대경관이 효과를 발휘 못하기 때문이다. 이 ‘가짜 박사 학위’와 유사한 7대 경관을 앞으로 어떻게 대접해야 할지 연구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