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어민 강사 매해 감원 취지 퇴색
도교육청, 2년간 13명 줄여...인건비 등 이유
2013-03-20 김광호
현재 도내 각급학교에서 활동 중인 원어민 교사는 모두 141명(제2외국어 포함 153명)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이는 2년 전 154명에 비하면 13명이나 줄어든 인원이다.
바로 도교육청이 매마다 원어민 강사의 수를 줄이고 대신에 영어전담 교사를 활용한다는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11년 7명을 줄인 데 이어, 지난 해에도 다시 6명을 감원했다.
원어민 강사에 의한 초.중.고교 영어수업은 학생들이 영어로 말하는 회화 능력을 높여 읽고 쓰기에 안주해온 영어수업의 패턴을 바꾸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럼에도 도교육청은 지금의 원어민 강사 수를 해마다 5명 정도씩 모두 30명을 줄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육당국이 원어민 강사 수를 줄이려는 것은 수업능력이 모자라는 등 자질이 낮아서가 아니라, 사실상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점 때문이다.
현재 도내 원어민 강사는 대부분 캐나다, 미국, 인도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다. 이들 원어민 강사 1명에게 지급하는 연간 급료(숙식비.항공료 등 포함)는 평균 4200만 원 선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최근 초등학교 교사 중 영어회화 능력을 갖춘 교사가 늘어나고 있고, 이미 이 중에 35명 정도가 원어민 수준에 가까운 영어를 구사하고 있다고 한다.
원어민 강사 대신에 이들 교사를 활용하면 그만큼 많은 원어민 강사를 초빙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게 교육당국의 생각이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들은 “부자들은 영어를 잘 구사하기 위해 외국인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데, 그나마 원어민 영어회화 학습의 기회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각급학교의 원어민 강사를 줄이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이러다가 영어교육에도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