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이 타는 듯한 고통, 족저근막염(황승근)

2013-03-14     제주매일

혹독했던 겨울 추위가 끝나고 점점 따뜻해지는 날씨에 운동을 시작하거나 등산이나 트래킹을 계획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추운 날씨에 활동량이 적었던 근육을 갑자기 과도하게 사용하게 되면 겨우내 유연성이 떨어진 근육에 무리가 가해져 각종 통증을 동반하게 됩니다. 만약, 아침에 일어나 처음 몇 걸음을 걷는 동안 발뒤꿈치 부위에 통증을 느꼈다면 족저근막염이 발생한 것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합니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뼈에서 시작하여 발바닥 앞쪽으로 연결되는 섬유띠를 말하며 보행 시 발바닥에 전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운동량을 늘리거나 딱딱한 보도를 장시간 걸을 경우, 또는 하이힐이나 지나치게 밑창이 얇고 낮은 신발을 신게 되면 발은 계속 긴장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족저근막에 염증성 변화나 퇴행성 변화를 일으키게 되고 근육의 신축성이 약해져 통증이 발생합니다. 발병률이 높아 전체인구의 1%가 앓고 있으며, 선천적으로 평발이거나 발바닥의 아치가 남들보다 높거나 비만인 사람은 발병률이 높습니다. 또 근육 유연성이 떨어지는 40-50대에는 발생할 확률이 훨씬 높아집니다. 보통은 서서히 증상이 완화되기도 하는데 그 기간이 오래 걸리며 방치하는 동안 좋지 않은 방향으로 보행습관이 변하게 되어 무릎, 고관절, 허리 등에도 이상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족저근막염의 경우 90~95%는 비수술적 치료로 치유가 가능합니다. 일단 증상이 생기면 교정 가능한 원인을 제거함과 동시에 스트레칭 운동을 시행하게 됩니다. 이 때,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등 약물치료를 병행할 수도 있습니다. 보통은 이 과정으로 치유가 가능하나 증상이 지속되면 보조기나 밤에 잘 때 끼는 야간부목을 착용하게 됩니다. 또 체외 충격파 치료(ESWT)를 통해 충격파를 가해 통증 부위의 혈류량 증가와 혈관 재형성을 도와 조직의 주변과 뼈를 활성화시켜 통증을 감소시키고 조직의 기능 개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술 후에도 6개월에서 1년 이상 통증이 지속된다면 족저근막을 늘려주거나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보통 통증이 지속되는 이유는 족저근막염의 원인이 제대로 교정되지 않았거나 올바르지 못한 자가 치료를 진행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증상이 보이면 바로 병원을 방문하여 올바른 치료법을 택해야 합니다.

족저근막염으로 고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평소에 발 건강을 위한 예방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우선, 운동을 시작할 때는 시간을 서서히 늘리고 운동 전후에 스트레칭은 필수이며 운동 후에는 족욕과 발마사지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발바닥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차가운 수건 가운데에 발을 싸고 양손으로 수건을 잡아 양쪽을 번갈아 가며 당겨 마사지 해주면 도움이 됩니다. 자신이 자주 걷거나 서있는 직업에 종사하고 있다면 쉬는 동안 계속 발을 주무르거나 스트레칭을 해줘야 합니다. 하이힐이나 밑창이 지나치게 얇거나 딱딱한 신발은 주 2~3회만 신는 것을 권하며 신었다면 3시간 간격으로 벗고 휴식을 취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황승근 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