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탕주의에 빠져 이성 잃은 주부들

서부경찰서, 도 전역서 모인 ‘선수’ 등 23명 붙잡아
총책·알선·모집책 등 조직적으로 도박판 벌여

2013-03-11     김동은 기자
가정주부들이 경기 침체 속에서 한탕 유혹에 빠져 도박판에 뛰어들고 있다. 더구나 한 번 도박에 빠지면 쉽게 헤어나지 못하면서 상습 도박에 따른 폐해도 우려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주서부경찰서는 11일 가정집에서 수천만원대의 도박판을 벌인 혐의(도박개장)로 A(41·여)씨 등 23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0일 오후 10시께 제주시 도남동 A씨의 가정집에서 화투를 이용해 1회에 2만원에서 100만원 상당을 걸고 속칭 ‘아도사끼’ 도박을 한 혐의다.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현장을 급습해 이들을 검거하고, 현금 2600여 만원과 도박용 칩 등을 압수했다.

경찰조사 결과 총책인 B(52·여)씨는 장소알선과 도박꾼을 모집하는 역할을 맡았으며, 도박용 칩을 현금으로 바꿔주거나 일정금액을 고리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검거된 이들은 서귀포와 성산, 한림 등 제주도 전 지역에서 모집됐으며, 대부분 도박 전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상습도박자로 분류, 집행유예 기간이나 누범기간인 가정주부 10여 명에 대해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9월에는 가정주부와 선원, 선주 등이 낀 수억원대의 도박사범이 무더기로 적발된 바 있다. 당시 경찰에 검거된 도박사범 중에는 가정주부 등 여성이 무려 37명이나 됐다.

또한 그 해 6월에도 거액의 도박판에 뛰어들었던 가정주부들이 경찰에 붙잡히는 등 단기간에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치명적인 유혹이 평범한 주부들을 불법 도박의 늪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주부들이 순식간에 수억원의 도박빚을 지는가 하면, 도박 자금 마련 때문에 가정 파탄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게다가 한 번 도박에 빠지면 헤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주부들이 한 순간에 ‘상습도박꾼’이라는 멍에를 지는 등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도박중독을 막기 위한 전문적인 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는 물론 제도적 규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도박중독 전문가는 “아이를 둔 평범한 주부들이 한탕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도박판에 빠져들고 있다”며 “더구나 여성들이 도박에 빠질 경우 우울증과 신경증 등으로 인해 남성에 비해 중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도박 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장치가 마련돼야 주부들이 도박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