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시작의 계절이다-김찬집
봄은 사계절의 시작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땅의 기운들이 기지개를 펴고 만물이 꿈틀대며 세상과 마주하는 첫 시즌이다. 그윽한 꽃 내움을 전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해 땅속에서 올라오는 새싹의 움직임, 이강인한 힘들이 눈서리를 이기며 언대지를 녹이고 있다 여린 잎을 틔우기 위해 꼼지락거리는 소리, 두터 운 얼음을 녹이며 정초하게 절개를 지키는 정원의 수선화 한 그루에서 역경과 행운은 같은 것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자연의 변화와 함께 새로운 시작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우리들 이다.다. 초등학교에 갓 입학하는 아이들의 맑은 대답소리가 학교 운동장에 울려 퍼질 것이고, 새 학년 새 학기를 맞이하는 학생들의 몸짓에 설렘이 묻어날 것이다. 또 학사모를 부모님께 씌워드리며 상아탑을 떠나는 청춘의 붉어진 눈시울과 은퇴 후 재도약을 위해 연신 계획을 짜는 장년들의 신중한 펜 놀림까지 또 다른 첫 단추를 채워가는 모습들이 연산된다.나라도 정부조직법의결지연으로 난항을 겪고 있지만, '국민이 행복한 희망의 새 시대'를 열어 가겠다는 캐치 플레이즈 로 새 정부가 출발 했다. 캐치 프레이즈대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역동적인 우리 모두의 강인함과 저력을 믿고 묵묵히 실천의 길로 접어든다면 '제2의 한강의 기적'은 반드시 이뤄지리라 믿고 싶다. 이런 생각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나 또한 역시 새로운 출발을 작심했다. 이제 나와 내속과 약속했던 일들을 하나하나 이루고 그 길에서 지인들과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미소를 짓기 위해 다시 처음으로 돌아 시작했다. 요즘 각 대학이 졸업시즌이다, 젊은이들과 직장을 퇴임한 젊은 장년들은 진로걱정, 취업고민, 고된 직장생활, 부진한 매상 등으로 마음의 봄은 멀기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걱정만 할 일은 아니다. 마음의 봄은 시즌의 봄과 한상 일정한 갭을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힐링(healingㆍ치유)'은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다. 책ㆍ음악ㆍ그림ㆍ음식ㆍ스포츠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우리는 지치고 힘든 일상의 삶을 다독이고 치유해가야 한다.
오늘 그 힐링의 최우선에는 '가족'이 있다. 가족은 늘 사무치게 소중한 사람들이다. 언제나 내 허물과 상처를 넉넉한 마음으로 감싸 안아줄 포근함이 기다리는 곳이다. 그런데 어느 샌가 솔로가족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개인주의 확산, 고령화 현상, 이혼율증가 등 사회구조적 문제로 불과 10년 사이 1인 가구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함께 있어서 가장 행복해야 할 이들이 서로 떠나고 떠나보내며 '외로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지금 우리는 가족을 자신처럼 아파하고 기뻐하고 안아주는 마음이 지켜지도록 울타리를 단단히 동여맬 끈을 마련해야 한다. 가정 붕괴로 파생되는 사회적 비용만도 연간 13조원을 넘어선다고 한다. 비단 이것 때문만은 아니다. 가족은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단위다.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는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건강해야 사회가 무너지지 않는 것이다. 얼마 전 한TV 채널에서 서울 남대문시장 상인들이 땀 흘려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상인들은 일 년 365일 같은 시간에 장사를 시작한다. 문을 연다고 항상 장사가 잘 되는 것은 아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 때로는 손님이 북적거릴 때도, 하루 종일 한산할 때도 있다. 이렇게 대박 집과 쪽박 집을 오가며 어느덧 시장의 터줏대감들이 생겨나고 자리를 잡았다는 테마 다.우리네 삶이 그렇다. 땀 흘려 노력해도 행운과 고난이 번갈아 찾아오며 인생에 굴곡을 만들기 마련이다. 요즘 2030 세대의 최대 고민은 일자리다. 일자리를 구해야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집도 장만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첫 번째 단추를 채우기가 너무 어렵다. 그래서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이 유행되고 있는 것이다.4050 세대는 자식 뒷바라지와 부모님을 모시느라 자신들의 인생은 제대로 챙기지도 못한 채 세월이 흐르고 있다. 직장에서는 구조조정과 조기퇴직 칼바람에 전전긍긍해야 하고 가정에서는 '하우스푸어(House poor)' '에듀푸어 (edu poor)' 굴레를 지고 자식들의 취업과 혼인 문제까지 떠안아 고심하는 속에 주름살만 늘어가는 장년들이다.어르신 세대 역시 어려움은 마찬가지다. 자식들 키우느라 노후대책은 엄두도 못 내고 사신 탓에 인생의 황혼기를 유유자적하며 보내고 싶다는 생각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백세(百歲)시대를 맞아 제2의 인생을 설계하려 해도 은퇴 후 재취업은 다른 사람 얘기 같고 힘들게 살아가는 자식들 생각에 용돈 얘기는 꺼내지도 못한다. TV에서 본 남대문 어느 상인의 말이 떠오른다. "인생을 살다 보면 힘든 고비를 넘어야 하는 날이 많은데 이때 좀 더 힘을 내면 넘지 못할 고비는 없다."고 했다.
아무리 어려워도 봄은 새로 시작하는 순간이다. 누가 뭐라던 내가 원하는 대로, 피가 들끓는 곳으로 몸 던지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봄을 맞지 해보자, 삶의 핵심은 생각이기 때문이다.
김찬집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