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충사(慕忠祠) 건립 의미를 되새기며(이종범)

  평소 시민들이 산책과 운동으로 즐겨 찾는 사라봉 남측 양지바른 곳에 모충사가 고즈넉하게 자리 잡고 있다. 모충사란 글자 그대로 나라를 위해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리신 선열들을 그리워하며 만든 사당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 곳은 우리지역의 선인들이 국란기에 구국의 일념으로 산화하신 순국선열들의 거룩한 뜻을 되살려 자라나는 후세들에게 호국정신을 기리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자 지금으로부터 약 36년전인 1977년에 도민들의 성금 칠천삼백육십여만원으로 조성되었는데 면적은 약 5만평방미터에 조금 못미치고 있다.

  주요 시설물은 ‘의병항쟁기념탑’과 ‘순국지사 조봉호 기념비’ ‘의녀반수 김만덕의인 묘’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64호인 김만덕 묘비’등이 있으며 한쪽 모퉁이에는 ‘만덕관’이 들어서 있는데 이곳에는 김만덕 영정을 비롯하여 전통 혼례복과 절구 등 민기류 23점과 김만덕 일대기 그림 8점이 게시되어 있다.

  또한 모충사 경내에는 지난 1977년부터 1989년까지 도내외 인사들의 기념식수 총 124그루가 식재되어 있는데 결혼?출생?제주도방문?수상기념 등 내용들도 다양하다. 기념식수 수종은 향나무, 동백나무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편 지난 2001년 1월 1일에 제주시에서 매설한 타임캡슐도 경내에 소재하고 있는데 일상생활 분야를 비롯한 5개 분야 590개 품목이 수장되어 있으며 1천년후인 3001년 1월 1일 개봉하게 된다.

  모충사 방문객들은 연 3만여명에 이르고 있는데 지난 2010년에는 공중파에서 방송되었던 ‘거상 김만덕’이라는 드라마의 영향으로 방문객들이 거의 오만명에 육박했었던 때도 있었다.

  우리시에서는 3?1절과 8?15광복절에는 일제강점기에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조국을 구하고자 의병을 일으켜 활동하다가 산화하신 의병항쟁 영령들과 독립희생회를 조직하여 항일운동을 하시다가 희생하신 고 조봉호 선생을 기리고자 시장을 비롯한 간부공무원들이 매년 참배하고 있다.

  바야흐로 만물이 소생한다는 봄의 기운이 움트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자녀들의 손을 잡고 나들이 삼아 모충사를 찾아 선현들의 숭고한 호국정신을 돌이켜보고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상징인 김만덕 의인의 정신을 오늘의 시대상황에 되살려 봄도 좋을 듯싶다.

제주시 사회복지과 이종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