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협 대출규모 급증, 부실화 유의해야”

한은 제주본부, 주택시장 향방·차입자 재무상태 모니터링 강화 필요성 지적

2013-02-14     진기철 기자

제주지역 신용협동조합의 대출규모가 급증한 가운데 경영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으나 주택담보대출의 부실화 등의 잠재리스크에 유의해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2012년 11월말 현재 제주지역 신협의 여신은 9387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지역 금융권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인 20.4%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비중이 8.3%에 불과한 신협의 제주지역 전체 여신증가에 대한 기여율도 25%로 증가했다.

제주지역 신협의 여신이 크게 증가한 것은 우선 2010년 7월 ‘햇살론’ 등 서민금융상품 도입을 배경으로 역내 가계대출을 확대하는 한편 농어촌진흥기금 및 신용보증 등을 통해 농어가 및 중소 상공인에 대한 여신 확대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제주지역 주택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크게 증가한 가운데 상호저축은행의 부실화(으뜸저축은행, 미래저축은행) 등으로 대출수요가 신협으로 이동한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됐다.

실제 2010년 1월에서 지난해 11월까지 제주지역 주택매매가격은 연평균 5.5%(아파트 10.4%) 상승했는데 신협의 주택담보대출은 연평균 33.7%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제주지역 전체 주택담보대출 1조6839억원 중 신협대출은 2230억원으로 신협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 9.3%에서 지난해 13.2%까지 확대됐다.

대출금리가 하락한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

2012년 신협과 상호금융의 여신금리 차이는 0.91%포인트로 2010년 1.08%포인트, 2011년 1.10%포인트에 비해 줄었다. 특히 2012년 12월 현재 전체 신협의 일반대출 기준 평균여신금리는 6.5%로 상호금융과 차이가 0.7%포인트로 축소됐다.

한은 제주본부 조병수 조사역은 “현재 제주지역 신협의 여신건전성 및 수익성은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잠재리스크가 상존,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부동산시장의 부진에 따른 주택담보대출의 부실화 우려다. 최근 주택가격 상승세가 다소 주춤한 가운데 향후 부동산시장이 부진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이 부실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역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경기 부진으로 인한 기업 및 가계대출의 부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협을 이용하는 차입자의 경우 은행 차입자에 비해 신용도가 낮을 개연성이 있는 만큼 경기부진에 따른 구조적 충격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조병수 조사역은 “신협의 여신 확대전략으로 역내 가계부채가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가계의 재무구조가 악화될 수 있다”면서 “잠재리스크에 유의해 제주지역 주택시장 향방 및 경기상황, 차입자 재무상태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