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개발공사의 도덕적 해이
먹는 샘물 제주삼다수 불법 도외 반출 사건으로 도개발공사 임직원과 삼다수 도내 유통대리점 업자 등 30명이 무더기로 검찰에 송치되는 등 삼다수 유통관리에 심각한 문제점이 제기돼 도민적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와중에 제주도개발공사가 지하수 취수량을 늘려주도록 신청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제주공기업의 도덕적 해이 현상에 대한 비판이 높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삼다수 무단도외반출 사건에 대한 경찰의 마무리 수사가 한참 진행되던 지난달 10일자로 현재 취수량 1일 2100톤에서 1600톤 늘어난 1일 3700톤까지 증량취수 할 수 있도록 신청했다는 것이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취수 증량 요청 이유로 ‘먹는 샘물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삼다수 불법 도외 반출과 관련한 책임 논란이 계속되고 있고 해외수출까지도 업자선정 잘못으로 사실상 무산시켰던 개발공사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증량을 요청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도민 기만”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특히 지난 1993년 이미 도내 최초로 먹는샘물 생산을 허가받았던 한국공항의 1일 200톤 취수량을 100톤으로 묶어 사기업의 기업 활동이 심각하게 위축되는 등 형평성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먹는샘물 후발업체인 도 개발공사가 단지 공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기회 있을 때마다 취수량을 늘려왔고 그것도 모자라 또다시 취수량을 늘려달라고 하는 것은 기업활동의 공정 경쟁논리에도 어긋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제주개발 공사의 요청한 전체 취수량 1일 3700톤은 한국공항 1일 취수량 100톤의 37배에 달하는 것이다. 심각한 기업관리에 하자가 있는 공기업이 독점적 지위만을 행사하려고 지나친 욕심을 부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