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의도에 제주도 끌려다니는 것 같아 우려”
강정마을회 기자회견
2013-02-04 김동은 기자
강정마을회는 4일 오전 제주도청 집무실에서 우근민 지사와 비공개 면담을 갖고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
이 날 면담에는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을 비롯해 고권일 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장, 김정민 강정마을회 노인회장, 윤상효 강정마을회 자문위원, 홍기룡 제주군사기지저지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이 참석했다.
면담을 마친 강 회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3차 시뮬레이션이 조감도와는 달리 돌제부두가 없는 가정 하에서 진행됐다”며 “따라서 설계변경이 이뤄질 때까지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권일 위원장은 “면담은 제주도의 성급한 입장 발표를 연기해 주민의 의견이 반영된 입장을 발표해 줄 것을 요구하기 위해 이뤄졌다”며 “면담에서 우 지사는 제주해군기지 15만t급 크루즈선 입출항 시뮬레이션과 관련해 3차까지 진행된 것이 (현 도정의) 성과라는 입장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홍기룡 위원장도 “제주도 기획관리실장과 민군복합형관광미항 사업단장 등이 아직도 업무파악을 하지 못한 것 같다”며 “해군에 의도에 제주도가 끌려다니고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제주해군기지 공사 저지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영화평론가 양윤모씨의 법정구속은 ‘사법살인’이라며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양 선생에 대한 법정구속은 국책사업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빚어진 사법적 탄압”이라며 “정부와 해군은 구럼비를 철조망과 펜스로 가둬 놓고 파괴하고 있고 사법부는 양 선생을 가둬 놓고 죽이려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대법원 상고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도주의 우려를 핑계로 법정구속한 것은 대선결과를 의식해 정치적 판단을 내린 것”이라며 “강정마을을 떠나라 사정해도 떠나지 않은 양 선생이 어떻게 도주의 우려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군사기지저지범대위는 이 날 성명을 내고 “해군기지 ‘윈-윈 해법’을 내걸고 당선된 우 지사가 총체적 부실로 규정된 시뮬레이션을 수용하고 제주해군기지 추진을 기정사실화했다”며 “이번 결정은 기본적인 상식조차 외면했으며 주민 갈등 해소를 약속했던 것에 대한 ‘자기자만’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