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다 독서다(김찬집)

2013-02-03     제주매일


며칠 전에 흥미로운 뉴스를 인터넷에서 읽었다. 영국신문 파이낸셜타임스가 과도한 스마트 폰 사용이 사람의 뇌에 미치는 영향을 심충 분석한 기사다. “본 연구는 성인들의 스마트 폰 이용실태를 파악하고, 스마트 폰 중독정도에 따른 정신건강의 차이 및 관계를 파악하기 위하여 실시되었다. (This research was carried out to figures out smart phone using of adults, and difference of mental health by smart phone addicting degree and relation.)면서 여러 가지 흥미 있는 사례들을 분석 했는데 그중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자기공명 영상촬영(MRI)을 이용한 미국 스탠퍼드 대학 연구팀이 실험이 눈길을 끌었다.
책을 건성으로 읽을 때와 집중해서 읽을 때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비교 분석한 결과 현격한 차이를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다. 한 장편 소설을 그냥 죽 흩어보는 식으로 대충 읽게 했을 때는 주의력과 관련된 뇌 부위만 활성화됐지만 집중해서 정독을 했을 때는 주의력뿐만 아니라 신체동작이나 촉감과 관련한 뇌 부위도 활성화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내용을 분석하며 주의 깊게 책을 읽을 때는 뇌만이 아니라 신체까지 스토리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다.
스마트 폰이나 컴퓨터로 글 읽기와 종이 책이나 신문 등 인쇄물을 이용한 글 읽기의 차이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이 연구팀이 주장이다. 인터넷이나 스마트 폰으로 텍스트를 읽을 때는 만은 정보를 접하기 위해서 건성으로 읽게 되고, 그래서 집중도가 떨어질 수뿐이 없는 것이다. 이렇다면 인터넷이나 스마트 폰의 텍스트를 많이 읽어도 사고력이 폭과 깊이는 인쇄물로 읽는 것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픽셀(pixel)읽기’와 ‘프린트(print)읽기’의 차이가 바로 이런 것이라는 말이다.
디지털 스크린을 통해 글을 읽다보면 인간의 두뇌회로 자체가 그쪽으로 길들여져 인지능력과 종합적 사고 능력이 저하 된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유명한 음악가이고 컴퓨터과학자인 제이런 래니어 박사는 ‘픽셀일기’는 인지 방식의 폭을 축소시켜 인간의 두뇌를 ‘모노브레인(mono brain)으로 만든다고 경고 하고 있는 것이다<naver/limpopo>
우리 선조들의 콩 심었던 밭에 계속 콩을 심지 않고 다른 작물로 교체경작을 해서 토양의 영양소 유지와 수확량 감소를 예방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인간의 창의력과 사고력의 산물인 인터넷과 스마트 폰이 다시 인간의 지적 능력을 감퇴시킬 수 있다는 것은 역설적이다. 우리들의 전화번호 암기력만 봐도 이미 기억력은 퇴화 되고 있다. 스마트 폰에 저장해서 터치해서 쉽게 사용함으로 인해 아내 등 식구 전화번호도 외울 수 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터치 몇 번으로 무엇이든 찾을 수 있으니 굳이 힘들여 외울 필요가 없다.
그래서 디지털 치매가 생기다는 것이다. 스마트 폰에 지나치게 의존한 나머지 기억력과 계산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디지털 기기의 의존도가 높은 젊은 층에서 많이 나타나는 증상으로 간단한 계산도 계산기를 사용하고 중요한 기념일이나 회의 일정도 개인 휴대정보 단말기(PDA) 등 정보기기에 의존하게 되는 상태로 실제 치매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지만 기억력이나 계산능력이 퇴화 되는 것은 분명한 것이다. 그리고 독서량이 줄어든 것도 분명하다.
지난 연말 여론 조사 기관인 트랜트 모니터가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한 결과는 스마트 폰을 사용하면서 가장 줄어든 활동이 독서(41.5%)라고 한다. 그 다음 신문 읽기(42.2%)가 줄어 들었다는 조사다.
‘픽셀읽기’가 늘면서 ‘프린트읽기’가 줄어 든 것이다. 뭐든지 지나치면 탈이 나게 되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게 중용이고 균형이다. 세계에서 스마트 폰 보급률이 가장 높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는 ‘프린트 읽기’는 ‘픽셀읽기’의 해독제로 적극 활용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카카오톡’을 만든 김범수(47)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자신의 블로그에서 인터넷 검색보다 독서를 통한 사색을 강조 하면서 한 말이다.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나 한 시간가량은 온전히 독서 삼매경에 빠진다는 것이다. 디지털중독을 해독한다는 것이다.
공공장소 어디를 가나 스마트 폰 삼매경에 빠진 사람들을 흔히 접 할 수 있는 요즘이다. 2012년도 문화관광체육부가 발표한 2011년도 ‘국민독서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국민 독서량이 0.8권에 불과 하다는 발표다. 국가별 독서순위는 유엔 191개국 중 166위라는 부끄러운 순위다. 인터넷이 아무리 편하고, 많은 정보를 취득 할 수 있다고 해도 체계적인 사고력을 요구하는 독서의 효과를 대체 할 순 없다.
2010년부터 영국, 스위스, 핀란드,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는 전자파를 규제하거나 스마트 폰 구입을 자제하도록 권고하며 독서를 권장한다고 한다. 검색보다 독서가 최고의 가치다.

 

김찬집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