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나누게 돼 정말 행복합니다."

표선면 거주 김영송씨, 30일 신장 기증

2013-01-29     고영진

 

“나누고 싶어도 나누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데 건강해서 생명을 나누게 돼 정말 행복합니다.”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선뜻 자신의 신장을 기증한 사례가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귀포시 표선면에서 철물점을 운영하는 김영송(53)씨.

김씨는 30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자신의 신장 한쪽을 아무런 보상도 없이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광주에 사는 50대 K씨에게 이식했다.

신장을 이식 받은 K씨는 2006년부터 혈액 투석을 하며 힘들게 투병하다가 김씨의 기증으로 건강한 새 삶을 살게 됐다.

어린시절부터 남을 위한 삶을 살고 싶었던 김씨의 꿈은 사회복지사였다.

아내 강원옥씨 역시 김씨의 그런 모습에 반해 결혼, 두 아들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

자신이 다니던 제주성안교회에서 진행한 헌혈행사에 참여하면서 ‘내 건강을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한 김씨는 2009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홈페이지를 통해 사후 장기 기증 서약을 등록하고 장기부전 환우들을 위해 매달 일정액을 후원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철물점에는 장기 기증 홍보물을 비치, 고객에게 홍보하고 수익금 일부를 장기부전 환우들을 위해 기부했다.

장기 기증 알리기에 앞장섰던 김씨는 사후 장기 기증 뿐 아니라 살아서도 생명을 나눠야겠다는 결심했다.

처음에는 이런 김씨의 결심을 들은 아내는 강력하게 반대했지만 ‘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는 김씨의 열정을 인정, 결국 장기 기증을 동의했다.

김씨는 “장기 기증을 결심했을 때 걱정이 앞서는 주변 사람들을 보니 아직도 장기기증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며 “기증 이후에도 건강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며 장기기증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알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진탁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장은 “김영송씨의 아름다운 나눔에 감사하고 빠른 쾌유를 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생명나눔으로 따뜻한 사랑을 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