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 임항로 ‘고속도로’ 전락

과속방지턱 등 시설물 설치 전무···사고 우려 커

2013-01-22     김동은 기자
제주항 인근 임항도로에서 과속을 일삼는 운전자들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과속을 막기 위한 교통시설물이 전무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제주의 관문인 제주항 주변 도로에서 과속 운전이 빈번함에 따라 관광 이미지 실추도 우려되고 있다.

최근 강모(29)씨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만큼의 아찔한 경험을 했다. 며칠 전 제주항 연안여객선터미널 인근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과속 차량이 급브레이크를 밟으면서 사고가 날 뻔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교통사고는 나지 않았으나 강 씨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릴 수밖에 없었다.

강 씨는 “당시 운전자가 죄송하다고 사과를 해서 그냥 넘어갔지만 하마터면 큰 사고가 날 수도 있었던 상황”이라며 “횡단보도를 걸어가는 사람이 있는 데도 속도를 줄이지 않는 건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냈다.
 
실제 제주항 인근 편도 3차선의 임항로는 예전부터 과속하는 차량들이 끊이질 않아 교통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다.

22일 오전에 찾은 제주항 인근 임항로.

역시나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과속 운전을 하고 있었다. 특히 최근에는 제주항 3부두부터 4부두까지의 구간 인근 도로에 대해 하수관거 정비 공사가 이뤄지면서 제한속도가 20km로 조정됐지만 이를 지키는 차량은 거의 없었다. 주변에 ‘절대서행’이라는 표지판이 있었지만 소용없었다.

심지어 제한속도의 네 배인 80km 이상의 속도로 달리는 차량도 눈에 띄었다. 더구나 도로의 특성상 운전자들이 과속을 일삼기 일쑤여서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데다 불법 주·정차 행위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사고 위험을 더욱 키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속방지를 위한 교통시설물이 설치돼 있어야 하지만 그 흔한 과속방지턱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 또한 속도위반을 감시하기 위한 단속 카메라 등도 없어 운전자들이 마음 놓고 과속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었다.

더욱이 제주항을 드나드는 상당수의 화물차량들까지 과속을 일삼고 있지만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제주항 인근 임항로에 대한 교통시설물 설치는 물론 강력한 단속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제주시 관계자는 “제주항 임항로의 경우 도로가 워낙 넓다 보니 현실적으로 과속방지턱 등의 시설물 설치가 힘든 상황”이라며 “오는 3~4월 중으로 해당 지역에 대한 보행환경 조성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조성사업이 시작되면 차도에 대한 개선도 이뤄질 예정이어서 과속운전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