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하지 못한 클린하우스 ‘눈살’

일부 몰지각 시민들 수거함 외면
미관 저해·악취 ‘고질병’

2013-01-21     김동은 기자
제주시내 클린하우스가 아무렇게나 버려지는 쓰레기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이렇게 버려진 쓰레기는 도시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악취까지 풍겨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어 성숙한 시민의식이 요구되고 있다.

클린하우스는 지난 2006년부터 제주도에서 최초로 시행되고 있는 생활폐기물 배출 선진시스템으로, 기존 집 앞에 쓰레기를 배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정된 배출장소에서 쓰레기를 버리도록 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한경면 클린하우스 설치를 끝으로 시행 8년 만에 제주시 전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현재 제주시에 2192곳(비가림 907곳, 거치대 1285곳)이 설치돼 있으며, 서귀포시에는 1000여 곳이 있다.

특히 클린하우스 제도 시행 전에는 집 앞 도로와 인도 등에 내다놓은 쓰레기봉투를 길고양이가 헤집어 난장판으로 만드는 일이 끊이지 않았으나 시행 후에는 이 같은 문제점이 개선되는 등 클린하우스는 청결한 주거환경을 조성하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시민들이 종량제봉투에 담긴 쓰레기를 수거함이 아닌 클린하우스 주변에 마구잡이로 버리면서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제도 본래의 목적마저 상실하고 있다.

21일 오전 제주시 도남동 제광교회 인근의 한 클린하우스.

클린하우스 주변은 인근 주택에서 내다버린 쓰레기로 더럽혀져 있었다. 수거함에는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민들은 ‘자기만 편하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쓰레기를 내다버리고 있었다.

더구나 불과 10m 떨어진 바로 옆 클린하우스 수거함은 텅텅 비어 있었지만 이곳에 쓰레기를 버리는 시민들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때문에 쓰레기가 마구잡이로 버려진 클린하우스 주변은 길고양이들의 식사공간으로 전락한 실정이다. 실제로 쓰레기가 담겨진 대부분의 종량제봉투는 고양이에 의해 헤집어져 있었고, 이로 인해 악취를 비롯해 위생상의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었다.

인근의 다른 클린하우스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특히 평소보다 쓰레기 배출양이 많은 월요일에는 문제가 더 심각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행정당국의 적극적인 단속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이에 대한 별도의 단속방안은 마련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행정당국의 대책 마련을 비롯해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제주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수거함에 쓰레기를 버릴 수 있도록 지속적인 계도와 홍보활동을 벌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