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혈세 방어축제거리, 식당 주차장 신세

무법주차 만연에 어민불만 가중…타일 깨지고 더럽혀져 방치
대정읍, “단속근거 없어” 식당 눈치 보기 ‘급급’

2013-01-09     허성찬 기자

 

과거 찬란했던 모슬포항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수억원의 혈세를 들여 조성한 방어축제의 거리가 식당 주차장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매일 점심때마다 무법주차로 인한 교통불편으로 어민들 불만이 가중되고 있는데다, 방어를 형상화한 바닥타일은 부셔지고 더렵혀졌는데도 관리주체인 대정읍은 식당가 눈치보기에 급급해 단속에 손을 놓고 있어 문제를 키우고 있다.

최남단 모슬포항에 방어축제 특화거리(해녀식당 5거리~수협 활어위판장 사이 240m)가 조성된 것은 2010년 8월.

대정소도읍 육성사업 중 환경디자인종합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총사업비 9억원을 투자해 방어축제의 거리 조형물, 보행등, 정자, 벤치 등 편의시설을 설치했다.

그러나 2년 4개월이 지난 지금 방어축제의 거리는 불법이 만연하는 식당가의 주차장 신세.

매일 점심시간마다 식당을 찾는 관광객들로 인해 주차장으로 변한지 오래다. 문제는 이 때문에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토요시장 가판이 들어서 있는 쪽은 물론이거니와 반대쪽 식당가 앞도 차들로 빼곡이 주차돼  양쪽으로 진행하는 차량이 서로 맞물리거나 통행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 때문에 어민과 중매상인들의 불만이 계속 가중되고 있고, 매일 시비가 일어나고 있기도 하다.

이와함께 토요시장 가판 쪽 바닥타일들은 타이어 때로 인해 더렵혀져 방어형상을 확인할 수 없고, 일부 타일들은 깨진채로 방치돼있었다.

그러나 이를 관리해야 할 대정읍은 해당 구간이 도로교통법상 주·정차를 단속할 수 있는 도로가 아니기 때문에 단속 근거가 없다며 손을 놓고 있다.

하지만 자치경찰에 문의한 결과 대정읍과 주민자치위 차원에서의 요청이 있을 경우 주차단속 구역을 설정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모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부터 주차 계도 및 단속을 시행할 방침이였으나, 식당 주인들의 반발에 막혀 단속을 포기한 상황. 사실상 식당가 눈치보기에 급급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대정읍 관계자는 “아직까지 관련 문제로 민원이 제기된 게 없고 단속요청을 하려해도 식당주인들의 반발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