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 뿌리' 갑절이상 올라

대부분 네덜란드서 수입…농가부담

2005-02-12     한경훈 기자

백합 구근(알뿌리)값이 큰 폭으로 올라 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11일 제주농협에 따르면 대부분 네덜란드에서 수입되는 백합 구근은 현지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농가들의 구입가격은 최고 2배 이상 상승했다.
‘소르본느’ 품종의 경우 구근 한개 값이 지난해 300원대에서 올해는 평균 750원으로 두 배 이상 올랐다.

또한 도내 대부분 농가들의 재배품종인 ‘시베리아’는 지난해 530원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60% 가까이 오른 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구근값이 이같이 급등한 이유는 최근 들어 중국 경기가 활황세를 보이면서 백합 구근 수요가 크게 늘자 수출국들이 값을 큰 폭으로 올렸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가뜩이나 구근값이 생산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현실에서 가격이 크게 올라 농가들의 경영 악화가 예상된다.
한 백합 농가는 “2월부터 농가 구입이 시작되는데 값이 크게 오른 지금의 수준으로는 수지 맞추기가 힘들다”면서 “앞으로 구근값 강세가 이어질 경우 농가 출혈이 계속돼 재배 면적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정이 이런데다 수출용(둘레 18~20㎝) 구근의 품귀 현상마저 빚어지고 있어 수출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도내 백합 주산지 중문농협 관내 150여 농가는 지난해 일본에 350만달러 수출 실적을 올린 바 있다.

농가들은 수출용 구근을 구하기 힘들어 내수용(둘레 14~16㎝)을 재배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나 이를 수출용 상품으로 만들기 어려워 수출을 기대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내수 출하량이 덩달아 많아져 내수 가격이 약세를 보일 우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