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末 제주에 날아든 ‘전국 꼴찌 2관왕’

2013-01-03     제주매일

  

 연말 종무식을 생략했던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2일 신년 시무식에서 화를 냈다. 아마도 지난 연말에 날아든 영광의 ‘2관왕’이 아닌, 불명예의 ‘제주도 전국 꼴찌 2관왕’ 소식 때문으로 읽힌다.
 그렇잖아도 제주도는 이미 2012년 공직자 청렴도에서 전국 꼴찌의 불명예 판정을 받고 몸 둘 곳을 몰라 하던 터였다. 그런데 구랍(舊臘) 27일에는 2012년 ‘반부패 경쟁력 평가’에서조차 광주-대구-강원과 더불어 하위그룹인 미흡(4등급)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이로써 제주도 공직사회의 청렴도와 반부패 경쟁력 평가에서 모두 꼴찌로 밀려나 ‘치욕의 2관왕’이 됐으니 제주 공직사회를 책임지고 이끌어 가야 할 민선도백(民選道伯)으로서 화가 날만도 하다.
 그러나 정작 진짜 화가 날 사람은 도지사가 아니라 제주도민들이다. 감사위원회가 없던 때에도 제주도는 전국의 대표적 청렴지역으로 평가 돼 왔었는데 어쩌다가 지금은 이 꼴이 되었는지 정말 화가 치밀 노릇이다.
 특히 ‘반부패 경쟁력 평가’는 정부가 시험 삼아 해보는 다른 평가와 질(質)이 다르다. 적어도 ‘법정 평가(法定評價)’인 것이다. ‘부패방지 및 국민 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실시되는 국가적 평가다. 청렴도 꼴찌에 이어 이렇듯 중요한 평가마저 하위 판정을 받았으니 도민들이 화내는 것은 당연하지 아니한가.
 신년 시무식에서 있었던 우근민지사의 질책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리고 도에 감찰 부서를 신설하고 감사위원회에 가동 팀을 운영하며, 비리가 우려되는 건설-항만-토목 분야에 대해서는 대폭 물갈이 하겠다는 그의 심정 역시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우근민 지사의 이러한 질책과 공직 감찰 시책이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그 자신도 비록 도의적이라 하더라도 일단의 책임을 인정하고 대도민(對道民) 사과 한마디쯤 있어야 할 줄 안다. 그래야 그의 시무식 질책들이 모든 공직자들의 가슴에 와 닿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