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혀가는 ‘취업문’
고용지원센터 20대 몰려···취업 ‘별따기’
2012-12-31 김동은 기자
극심한 취업난으로 A씨와 같이 고용지원센터 문을 두드리는 취업준비생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도내에 기업이 많지 않고, 입맛에 맞지 않는 일자리 탓에 구직활동에 애를 먹고 있다.
A씨는 “서류전형까지는 합격해도 매번 면접에서 고배를 마셔 결국 도내에서 취업하기로 결심했다”며 “도내에 일자리가 부족하다 보니 취업이 힘든 상황이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고용지원센터를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 상반기까지 도내에서 취업을 못할 경우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학교를 졸업한 대부분의 친구들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주고용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 11월 한 달간 고용노동부 워크넷 홈페이지를 통해 구직신청을 한 이들은 총 1174명으로, 이 중 대학졸업자와 졸업예정자 등 20대 구직자는 280명이다.
이는 전달인 10월 241명보다 39명 증가한 것으로, 대다수 기업들의 공개채용 기간이 끝나는 10월 이후부터 구직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구직신청자들이 급격히 몰리는 이유는 기업들의 공개채용 기간이 끝나면서 구직실패를 맛 본 구직자들이 시장으로 나오고 있고, 대학 졸업예정자들 또한 취업에 대한 불안감이 점차 커지면서 구직신청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졸업예정자 B(27·제주대)씨는 “취업에 실패한 선배들을 보면서 불안한 마음이 앞서고 있다”며 “학교를 찾은 대기업 채용관계자들이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지만 전혀 체감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정작 도내에는 그 흔하다는 중견·중소기업 조차 부족한 상황”이라며 “그래도 괜찮은 일자리가 없는지 알아보기 위해 매일 워크넷 홈페이지에 접속해 구직신청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고 고용지원센터를 통한 취업도 쉽지만은 않은 상황. 고용지원센터에 접수되고 있는 구인 업종들이 20대 취업준비생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단순 노무직 또는 생산직 등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실제 취업으로 연결되는 사례는 많지 않다. 때문에 구직신청이 아닌 진로 상담을 위해 고용지원센터를 찾는 이들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고용지원센터 관계자는 "취업난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고용지원센터를 방문하거나 워크넷 홈페이지를 통해 구직신청을 하는 20대가 늘어나고 있다”며 “하지만 구직자들이 기피하고 있는 업종이 여전히 많아 취업성공 사례는 많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