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 델 아구아, 평화박물관 해결하듯
2012-12-30 제주매일
난항(難航)이 예상됐던 한경면 소재 일제진지동굴인 등록문화재 308호 평화박물관 매입협상이 생각보다 순조롭게 타결 됐다.
우리는 이를 지켜보면서 현재 도민과 제주도, 그리고 (주)부영 간에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멕시코의 세계적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의 마지막 유작 ‘카사 델 아구아’의 존치 문제도 관계자들의 대화와 협상력으로 충분히 해결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평화박물관과 카사 델 아구아는 그 역사성이나 예술적 가치로 보아 어느 쪽이 더하고 덜하다고 평가를 내리기는 쉽지 않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들 모두가 우리 도민, 아니 우리 국민 모두의 노력으로 영구히 보존하고 존치시켜야 할 역사물이요 예술품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평화박물관의 경우 감정가격 59억1500만원에서 이미 지원된 국-도비 보조금 9억3400만 원을 제외한 49억8400만원에 매매키로 도와 박물관 측이 합의한 것은 서로 한 발짝씩 양보한 협상력 때문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물론 박물관 측은 국민으로부터의 비난을 무릅쓰고 사리사욕을 채우려 했다면 일본 사업가에게 더 많은 값을 받고 팔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 길을 택하지 않았다. 나라의 체면과 평화박물관을 위해서다.
카사 델 아구아도 마찬가지다. 문화민족의 자긍심과 제주도민의 예술적 체면, 그리고 세계적 건축가의 마지막 유작을 위해서 (주)부영, 제주도, 도민 간에 존치하는 방향으로 타결되기를 바란다. 우선 (주)부영 측의 깊은 사려(思慮)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