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대리점 도넘은 탐욕 지방공기업까지 휩쓸어

경찰, 오재윤 개발공사 사장 등 추가 입건
도내 판매용 3만5000t 타 지방 판매 ‘화근’

2012-12-27     김동은 기자
제주삼다수 도외 무단반출 사건과 관련해 제주도개발공사 고위 임직원들이 조직적으로 가담했다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와 도민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도지사의 친인척으로 알려진 대리점 업주도 무단반출에 가담한 혐의로 입건돼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지하수 3만2000t 도외 무단반출에 가담한 혐의(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 위반)로 오재윤 제주도개발공사 사장(63)을 비롯해 개발공사 이사 A(46)씨, 팀장 B(47)씨, 대리점 업주 C(47)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오 사장은 올해 2월 담당직원으로부터 도내 대리점에 공급한 도내용 삼다수가 대량으로 불법 반출되고 있는 사실을 보고받고도 오히려 도내 대리점에 삼다수를 우선 공급할 것을 지시하는 등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지하수 3만2000t 가량을 공급해 도외 무단반출에 적극 가담한 혐의다.

또한 개발공사 이사 A씨와 팀장 B씨 등 2명도 오 사장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11월경 도내 대리점을 통한 삼다수 도외 무단반출 사실을 보고 받았으나 이를 묵살해 불법반출을 용인한 혐의다.

특히 도지사 친인척으로 알려진 도내 모 대리점 업주 C(47)씨는 대리점을 설립한 후 삼다수 유통대리점으로 선정되자 이미 입건된 월급사장 D씨를 고용해 불법반출 지시를 내렸다고 경찰이 밝혀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삼다수 도외 무단반출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 6월 내사에 착수했으며, 10월에는 도내에서만 유통 가능한 삼다수의 절반 이상인 삼다수 3만5000t 가량을 다른 지역으로 무단 반출한 혐의로 도내 대리점 5개 업체 대표 등 28명을 입건한 바 있다.

이처럼 삼다수 도외 무단반출이 사실로 드러나자 경찰은 지난달 27일 오 사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장장 12시간에 걸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으며, 이를 시작으로 제주도개발공사 고위 임직원들의 줄소환이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제주도개발공사 고위 임직원 중 1명은 경찰조사에서 삼다수 무단반출에 가담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에 따라 앞선 10월 입건했던 도내 대리점 업체 대표 등 28명과 이번에 입건한 4명에 대해 순차적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강동필 제주경찰청 수사2계장은 “제주도개발공사 임직원들을 소환 조사한 결과 삼다수 무단반출에 대한 공동정범 혐의를 적용했다”며 “무단반출에 가담해 어떠한 금전적 이득을 취했는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경찰 수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기존 삼다수 유통대리점 2개 업체 외에 3개 신규 업체를 선정하게 된 이면에 대해 또 다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다수 도외 무단반출에 직접적으로 가담했던 도내 대리점들을 향한 비난의 화살은 더욱 더 거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