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슬레이트 지붕 철거 요원

도내 약 5만 채 분포...처리비 지원은 찔끔

2012-12-24     김광호

석면이 들어있는 슬레이트 지붕을 철거하는 일이 요원해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석면은 전기 절연이 잘 되고 열에 강해 건물의 단열재, 전기 코드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1970년대 이후 석면이 함유된 슬레이트 지붕이 널리 보급되면서 한동안 도민들에게도 친숙한 건축자재가 됐다.
그러나 머리카락보다 훨씬 얇은 돌로 구성된 석면이 폐암 등 폐질환을 유발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뒤 대상 가구별로 슬레이트 지붕을 철거하는 작업이 이뤄져 왔다.
급기야 지방자치단체도 지난 해부터 슬레이트 지붕 철거 지원 사업에 나섰다. 하지만, 지원 규모가 너무 미미해 수 만 채에 이르는 슬레이트 지붕을 철거하려면 수 십년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제주시에 따르면 현재 제주시 지역에 석면 슬레이트 지붕을 덮어 지은 집은 약 4만 동에 달하고 있고, 도 전체적으로는 약 5만 동을 웃돌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해 노후 슬레이트 지붕 철거.처리 지원사업 물량을 제주시 144동을 포함해 모두 216동으로 책정해 가구당 200만 원 씩을 철거비로 지원했다.
따라서 올해도 550동의 노후 슬레이트 지붕 또는 벽체로 사용된 슬레이트의 해체를 지원키로 하고, 가구당 240만 원 씩 모두 13억2000만 원의 예산을 확보해 처리 희망자를 접수받고 있다.
더욱이 해체.처리 지원 우선 순위도 생활보호대상자 등 취약계층으로 제한하고 있어 효율적인 지원과 거리가 멀다.
한 환경전문가는 “연간 수 백동의 해체 지원만으로는 실질적인 슬레이트 지붕 철거 효과를 거둘 수 없다”며 “제주도는 해마다 수 천 동으로 지원 물량을 대폭 늘려 장기적으로 예상되는 도민들의 석면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