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교통사고 천국’ 제주

올 10월까지 277건 지난해 앞질러···5명 ‘비명횡사’

2012-12-12     김동은 기자

제주도내에서 크고 작은 렌터카 교통사고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특히 올 들어 사고 빈도수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렌터카 사고 천국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선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1일 오후 3시50분께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의 한 리조트 입구 사거리에서 A씨(29)가 운행하던 렌터카와 B씨(33·여)가 몰던 승용차량이 충돌했다. 이 사고로 렌터카 운전자 A씨 등 3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또한 지난달 12일에는 제2산록도로 모 골프장 인근 도로에서 렌터카와 4.5t 화물차량이 충돌해 렌터카 운전자 등 6명이 경상을 입었다.

특히 지난 10월에는 제주시 구좌읍 대천동 사거리 인근에서 렌터카와 승합차량이 충돌해 승합차 운전자와 동승자 등 2명이 숨지고, 렌터카에 타고 있던 관광객 2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렌터카 사고는 2010년 233건(사망 6명), 지난해 237건(사망 9명), 올해 10월까지 277건(사망 5명)으로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지난해 사고 건수를 이미 앞질렀다.

이처럼 도내 렌터카 교통사고가 급증하면서 렌터카 사고에 대한 적절한 원인분석과 실효성 있는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렌터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선 관광객의 주거지와 동일한 교통안전시설물의 정비로 운전자 혼란을 예방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2일 세계평화의 섬 범도민실천협의회가 제주도 소방교육대에서 개최한 안전한 교통문화 정착을 위한 심포지엄에서 노유진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관광객 1000만 시대 제주 교통의 현주소’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해 전국 교통사고 발생 건수 22만1711건 중 렌터카 사고는 4492건으로 전체 사고의 2%를 차지하고 있는데 비해 제주도 렌터카 교통사고는 전체 3459건 중 237건, 6.9%로 전국 대비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교통사고 사망자의 경우 제주도는 106명 중 9명이 렌터카 사고로 사망해 8.5%를 차지, 전국 1.8%에 비해 높은 비율을 보였다.

때문에 노 교수는 관광객이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도로안내표지판을 정비하고, 교통신호체계 등을 선진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노 교수는 또 “렌터카에 대한 에어백 장착 의무화를 비롯해 속도제한 장치 등 차량의 안전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관련 법규를 위반하고 운행하는 차량에 대한 지속적이고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렌터카 업체에 대한 관리감독 기능 강화와 임대 시 운전자 교육을 강화하는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