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현실 외면 복지예산 편성

2012-12-06     제주매일

 도의 예산 편성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예산편성 과정에서 사업의 특성이나 지역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기계적 형평성 논리‘ 만을 앞세워 오히려 지역적 소외감만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서귀포시에서 모범적으로 운영돼 시민들의 호응을 받고 있는 ‘취약계층 아동 토요 돌봄 사업’ 예산 편성도 여기에 속할 것이다. 서귀포시는 주5일 수업으로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취약계층 아동들을 돌보기 위해 지역아동센터를 통해 토요일에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귀포시 10개의 지역아동센터가 이에 동참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7500만원이 예산이 집행 됐다.

 이로 인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토요일에도 일을 나서야 하는 취약계층의 부모들은 아동들을 안심하고 돌봄 센터에 맡길 수 있고 아동들은 돌봄 센터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하며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이 같은 취약계층 아동 토요 돌봄 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그런데 도는 서귀포시에 대한 내년 취약계층 아동 돌봄 사업 예산을 편성하면서 올해 집행된 예산의 30% 수준인 2736만원으로 삭감해버림으로써 사실상 취약계층 아동 토요 돌봄 사업을 약화시켜 버렸다.

 더욱이 도의 예산삭감 편성이유가 ‘제주시 지역과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라는 데 논란을 부르고 있다. 서귀포시 지역특성과 사정이 제주시지역의 그것과 차이가 있고 이 때문에 이를 고려하여 올해 예산이 편성됐었는데도 단지 산술적 형평성 논리만 내세워 서귀포지역을 홀대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예산을 형평성 논리에 따라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천편일률적으로 떡반 나누듯 나누는 것은 가장 하책의 예산운용 기술이다. 취약계층 보호와 시민의 호응을 받는 서귀포시의 ‘취약계층 아동 토요 돌봄’ 사업예산은 그러기에 삭감이 아니라 증액시켜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