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의 아픈마음 “힐링”에 관심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란 재난, 폭력 등 신체적인 손상 및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상황을 겪은 후 나타나는 장애를 말한다. 증상은 과민반응, 충격 재경험, 감정회피 등으로 나타난다. PTSD가 본격적으로 논의된 시점은 베트남전의 영향으로 1980년 들어 미국 의학협회(APS)가 베트남전 참전 용사 가운데 노숙인, 이혼, 약물중독 등의 비율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부터이다. 그 이후 PTSD 정의에 다시 한번 논쟁을 일으킨 것은 9·11 테러 발생이다. 국내에서도 재난환경이 변화하면서 대구지하철 화재사고, 연평도 포격뿐 아니라 최근 전국을 강타한 태풍 ‘볼라벤’과 ‘덴빈’, 작년에 일어난 우면산 산사태 등 각종 재난이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다. 도내에서도 가스폭발, 각종 화재, 교통사고, 구급현장 등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하여 재난을 경험하거나 현장을 목격하는 소방공무원 뿐만 아니라 방송에서 재난사고를 시청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PTSD를 겪는 국민들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얼마 전 한 여론조사기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국민으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직업으로 소방공무원이 1위를 차지했다. 각종 재난현장에서 목숨을 담보로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방공무원들을 국민들은 신뢰와 사랑으로 답하고 있다.
하지만 소방공무원들이 불철주야 국민의 안전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외적 모습 외에 내적으로 위험한 재난현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화재현장, 교통사고 현장, 각종 구조현장 등 요구조자의 모습을 가장 가까이서 봐야하는 소방공무원의 정신건강은 과연 어떠할까?
2011년 전국 소방관 3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소방방재청의 통계에 따르면 조사대상중 5%인 1,452명이 PTSD에 대한 정밀진단을 받아야 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방공무원중 39.7%가 우울증에 시달린다는 설문결과가 나왔다. 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의 병을 안고 일을 하고 있는 슬픈 현실이다. 이에 정부에서도 문제점을 인식하여 정부차원의 지원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우리 제주도에서도 획기적으로 심신건강을 관리하고 외상 후 스트레스를 조기에 예방, 치료하고자 소방방재본부 주관으로 한라병원과의 협약체결을 통해 체계적인 심리치유 관리시스템을 구축하였으며 매년 심리검사를 통해 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 및 예방에 힘을 쏟고 있다. 그리고 올해 도내 각 소방서에 외상 후 스트레스 예방과 치료를 위한 심리치유실을 설치하여 운영하게 된다. 우리 서부소방서에서도 신체적 심리적 피로누적증가에 따른 체계적인 심신관리시스템 구축과 외상 후 스트레스 사전예방 및 치료를 위해 심신건강관리센터를 설치하여 본격운영에 나섰다. 센터내에는 수면장애극복, 음악명화감상치유, 외상 후 스트레스 자가진단, 피로회복 등 5개의 치유프로그램으로 운영중에 있으며 향후 활용도 극대화 및 내실있는 운영을 위해 연차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투자할 계획에 있다.
작년부터 서서히 불던 힐링바람이 올해 들어서 우리 생활 속 가까이 다가와 삶에 지친 현대인에게 위로의 손짓을 하고 있다. 힐링의 방법이라하면 도시를 멀리 떠나 숲 속 등지에서 자연을 벗하며 쉬거나, 무공해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는 것을 떠올리게 된다. 이제 힐링은 소방공무원에게도 뗄수없는 단어로 자리잡게 되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점점 급증하는 소방수요에 맞게 우리는 소중한 생명과 재산피해를 줄이기 위해 자긍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에 따라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의 힐링이 필요한 소방공무원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 소방공무원이 건강해야 사회에 안전을 확실히 책임질 수 있으며 나아가 도민, 국민에게 행복을 안겨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서부소방서 지방소방교 강창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