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012-12-03     제주매일

12월은 흑용이 가고 계사년의 흑사가 오는 해다. 바람이 쌀쌀하다. 한라산에 나무가 裸木으로 변하고 눈이 왔다. 산사에 스님들이 安居에 들어갔다. 거리에 나선 사람들 가을의 단풍놀이를 벌써 잊히고 예쁘게 보이려던 풍조 보다 추위를 달래 보려고 다소 중무장 한편이다. 그래서 사람은 지나간 것은 쉽게 잊혀지고 오는 것은 빠르게 알아차리는 것 같다. 그런지 기상예보에는 올 겨울은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북극해빙이 많이 녹아 제트기류영향으로 겨울이 길어지고 잦은 폭설과 강추위가 지속할 것이라 한다.

12월 하고도 초순 머니(money) 머니(money) 해도 돈이 적실하게 필요한 계절인 것 같다. 김장값이 그렇고, 대학입학자금을 구해야 하고, 난방비 역시 만만히 보고 넘어갈 일은 아닌 듯싶다. 그리고 천정부지로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물가에 서민들 가계는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다. 옛날과 사뭇 다른 세상에 살고 있어 올겨울을 어떻게 준비하고 버터야 할 것인지 앞이 컴컴하다.

그렇지만 밤하늘에 달과 별빛은 그 어느 계절보다 맑게만 보인다. 속마음은 편치 않아, 먼 세상을 그려 볼 뿐이다. 다소 위안을 느낄 뿐이다. 그 속에 대통령 선거로 정치판이 한창 붉게 닳아 오르고 여기저기 모임이다. 송년회다. 몇몇 사람만 모이면 선거 얘기로 사회에 이슈로 떠 오르고 있다. 어쩌면 나무는 인간처럼 한해를 새싹을 터트리며 희망을 안고 싱싱하게 푸른 세상을 살다가 단풍잎으로 한 계절을 구가하고 낙엽은 잘 익은 김장 김치색깔처럼 김칫독에 묻혀 흔적없이 사라진 것 같으나. 다시 봄을 만나기 위한 밑거름이 된다. 그래서 인간은 나무와 같이 삶을 산다고 느껴 볼 수 있을 법도 하다. 다른 게 있다면 영하의 쌍스러운 눈보라 앞에 가지만 흔들릴 뿐 무언이다.

또한, 머니 머니 해도 돈 없이 살 수 있는 지혜와 슬기, 순리 따라 도리를 다하며 살아가는 미덕 같은 것일 것이다. 그리고 사심 없고 욕심없는 지존 때문에 인간보다 더 많은 행복을 누리며 산다고 봐야 할지 의문이다. 흑용의 해에 대통령 후보자 두 사람이 龍虎相搏을 겨누며 하늘로 승천하려고 싸우는 모습이 흥미롭다. 제발 승자는 패기를 저버리지 말고 돌아오는 계사년에는 지혜가 저절로 솟아오르는 저력으로 슬기롭게 국민의 화합과 아끼고 보듬어 노력한 만큼 곳곳에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시인·젊게사는 사는 사람들 사무국장 최창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