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 델 아구아 존치, 도의원-지사 ‘충돌’

[도정질문]김용범 의원, “도지사 의지만 있으면 존치 가능”
우근민 지사, “앵커호텔 완공 방해, 철거 불가피”

2012-11-26     허성찬 기자

철거냐 존치냐 기로에 서있는 서귀포 앵커호텔 모델하우스인 ‘더 갤러리 : 카사 델 아구아’를 놓고 제주도와 도의회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26일 열린 제주도의회 제302회 제2차 정례회 도정질문에서 김용범 의원은 카사 델 아구아 보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스페인어로 ‘물의 집’을 뜻하는 카사 델 아구아는 앵커하우스의 모델하우스로 가설건축물이지만 세계적인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의 살아 생전 마지막 유작이며, 아시아에 있는 2개 밖에 없는 레고레타의 작품 중에 유일하게 내부를 관찰할 수 있어 그 가치가 뛰어나다.

하지만 앵커호텔을 인수한 ㈜부영측이 ‘카사 델 아구’를 인수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지난해 6월부터 불법 건축물이 되었고, 제주도가 철거 의사를 밝히면서 철거냐 존치냐를 놓고 여론이 첨예하게 대립하기도 했다.

김용범 의원은 “카사 델 아구아는 불법 건축물의 문제가 아닌 한국과 멕시코와의 외교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며 “자칫 한국과 멕시코와의 FTA 협상에서 주도권마저 내줘야 할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의원은 “건축계와 관련전문가, 문화관광체육부 등에서는 카사 델 아구아를 존치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데 반해, 제주도는 불가능하다는 입장만을 되풀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의원은 “도지사가 카사 델 아구아에 대한 보전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보전할 수 있다”며 “문광부도 존치를 원하기에 필요한 예산을 국비로 확보하는데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우근민 지사는 가설건축물이기 때문에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우 지사는 “카사 델 아구아 뿐만 아니라 앵커호텔도 리카르도 레고레타가 설계했다”며 “분양 홍보를 위한 가설건축물인 모델하우스 때문에 앵커호텔이 완공이 안되는 상항에 처했다”며 철거가 불가피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 지사는 “외교통상부도 멕시코에 모델하우스 관련 법적분쟁의 일방당사자 입장만을 대변하는 것에 대해 유감표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설계도면만 입수되면 적당한 장소를 물색해 서계대로 짓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