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주여성 10명 중 2명 가정폭력 경험

제주지방경찰청 설문조사 결과

2012-11-22     김동은 기자

제주도내 거주 결혼이주여성 10명 가운데 6명은 한국사회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문화적 이해 체험 등의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2개월간 도내 결혼이주여성 1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61%가 언어소통 및 문화적 차이로 한국사회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응답자의 48%가 한국어 교육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46%는 다문화센터 등을 통해여 언어와 문화체험 교육을 받고 있었다.

전체 응답자 중 51%는 자녀의 한국어 능력이 또래에 비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이주여성의 한국어 능력 저하가 자녀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그 이유로 분석됐다.

언어소통과 문화적 차이는 가정폭력이나 자녀의 학교폭력으로도 이어졌다. 실제 응답자의 17%가 가정폭력 경험이 있었고, 자녀 15%가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이나 폭행을 당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5년 전 베트남에서 시집 온 A씨(28)의 경우 한국말이 서툴고 한국문화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남편 B씨(37)로부터 가정폭력에 시달려 오고 있지만 결혼생활 유지를 위해 신고를 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다문화가정 증가에 따른 가정폭력 및 학교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때문에 다문화가정 자녀와 경찰관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의 활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