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켜기 시작하는 투자진흥지구
얼마 전 녹색기후기금(GCF)을 유치한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의 경우 많은 수의 기업과 국제기구, 학교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이 지역은 ‘1천만 불’을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각종 세제 감면혜택을 준다. 경제자유구역은 새만금·군산 지역과 광양, 부산·진해, 황해, 대구·경북 등 5개 지역이 더 있다. 이들 지역과 경쟁해야 하는 제주투자진흥지구는 제주에서만 시행되고 있는 투자유치제도다.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미화 ‘5백만 불’ 이상 관광호텔업, 종합·전문 휴양업, 문화산업 등 제주특별법상 규정된 24개 업종의 사업에 투자할 경우 취득세가 면제되고, 재산세도 10년간 면제된다.
투자진흥지구 지정이 시작된 지 이제 7년째다. 그동안 29개 사업장이 지정 되었고, 약 10조원의 투자가 계획되어 있다. 그 중 약 2조 7천억 원 가까이 투자되고 있는데 전체 투자율이 26.6%이다. 그럼에도 지방세 감면혜택은 무려 451억원에 이른다며 ‘빛만 좋은 개살구’니 ‘속빈강정’이니 하는 지적들을 한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면, 29개 사업장 중 100% 투자가 이루어진 곳이 5개소(17%), 50% 이상 투자가 이루어진 곳은 16개소(55%)에 이른다. 투자진흥지구 지정 사업장의 투자 상황도 해가 갈수록 나아지고 있다. 2010년 17%이던 투자율이 지난해에는 19%, 올해에는 26.6%로 높아지고 있다.
투자부진의 주요인이 되고 있는 곳은 규모가 큰 4군데 사업장이다. 예래휴양형주거단지의 경우 외국인 투자규모로는 가장 많은 1499억원이 투자되었음에도 총 사업비 2조 2849억원의 6.5%에 불과하다. 신화역사공원도 1조 5945억원 중 1762억원이 투자되어 11%에 그치고 있고, 1조 7806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갈 영어교육도시 역시 5454억원으로 투자율이 30%선에 머물고 있다. 헬스케어타운은 총사업비 7845억원 중 643억원이 투자(투자율 8%)되고 있다. 이들 4군데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투자진흥지구 사업비의 64%를 차지하는 반면, 실투자액은 9358억원으로 35%선에 머물고 있다. 이로 인해 전체 투자진흥지구의 실제 투자비율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
고용면에 있어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투자진흥지구 29개소의 총 고용계획인원은 2만 4317명인데 이 중 실제 고용인원은 2089명이다. 전체의 8.6%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들 4군데 대규모 사업장의 고용계획인원은 1만 8710명으로 전체의 77%를 차지한다. 영어교육도시 560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3군데 실제 고용인원은 거의 미미한 수준이다. 이 역시 전체 투자진흥지구의 고용율을 크게 떨어뜨리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수의 투자진흥지구 사업장들은 현재 사업을 시공 중에 있어 현재로서는 완공 된 후 채용하게 될 계획상의 인력을 다 채용하지 못하고 있다. 투자진흥지구가 지정되더라도 사업이 완성되기까지에는 다소의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래휴양형주거단지의 경우 올 연말이면 버자야 그룹이 147실의 콘도착공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가게 된다. 신화역사공원도 건축 중인 항공우주박물관 외에 연말 110실의 항공우주호텔이 삽질을 시작한다. 추가적인 외자유치 노력도 금명간 가시화될 전망이다. 헬스케어타운은 지난 4월 기반공사에 들어간 이후, 중국의 녹지그룹이 10월말 400실의 콘도 건립 공사를 시작하였다. 영어교육도시 역시 내년 초 영어교육센터가 착공을 하고, 새로운 정비계획을 수립하여 활성화를 위한 용역에 들어가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들 4개 사업장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2015년부터는 투자진흥지구별로 지방세 감면기한(10년)이 끝남에 따라 세수 확충에도 점차 도움을 줄 전망이다.
제주도 국제자유도시본부장 오승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