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이.표성준, ‘제주 유배인과 여인들’ 펴내
문화재청 문화재 감정위원인 김순이씨와 한라일보 표성준 기자가 공동으로 제주유배문화에 관한 책을 펴냈다.
제목은 ‘제주 유배인과 여인들’.
천연의 유배 조건을 갖추었던 제주는 조선왕조 500년간 정치범 수용소로 불릴 정도로 선호됐던 유배지였다. 조선시대에만 200여명이 유배됐을 정도였다.
이 책에서는 제주에 유배온 유배인 중 몇 명을 선정해 그들의 유비생활을 들여다보고 제주섬에서 유배생활을 견뎌내도록 그들을 뒷받침해준 제주 여인들에 대해 조명하고 있다.
저자들은 ‘들어가는 글’을 통해 “유배객들과 고락을 함께했던 여인들이야말로 스토리에 매혹적인향기를 부여한다”면서 “묻힌 지 오래된 그들의 삶을 파고든 까닭은 사람의 채취를 찾기 위함이다”라고 책의 발간 배경을 밝혔다.
또한 “바람속 등불 같은 처지의 유배객과 더불어 어기찬 생활력과 당찬 기개로 삶과 죽음을 함께했던 제주 여인들, 그 여인들의 삶의 명암을 들여다 보면 유배객들의 인간성이 보인다”면서 “그 때 그 여인들의 자취를 오늘에 불러냄으로써 제주 문화지층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유배문화에 대한 이해에 한 발자국 다가서고자 한다”고 말했다.
책은 크게 8가지 이야기로 나뉜다.
각 이야기마다에는 유배객과 그들과 함께 했던 제주 여인들이 등장한다.
△간옹 이익과 김만일의 딸 △왕족 이건 형제와 제주 여인들 △김춘택과 석례 △조정철과 홍윤애 △박영효와 과수원댁 △김윤식과 의주녀 △김진구와 오진 △김정희와 예안 이씨.
출륙금지령으로 본토의 땅을 밟지 못했던 제주사람들. 특히 제주여인들에게 더욱더 엄격한 법의 잣대가 가해졌다.
“유배인을 따라 가지 않는다. 다만 자식에 의지해 살아갈 뿐이다”란 말처럼 제주여인들은 그당시 애닳고 고단하고 그리움 가득한 삶을 살아야 했다.
김순이씨는 제주 출신으로 이화여자대학교 국문과를 졸업,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 민속연구원, 제주도지 편찬상임위원, 제주도 문화재감정관 등을 역임했다. 1988년 문학과 비평에 시 ‘마흔 살’ 등 9편으로 등단, ‘제주 바다는 소리쳐 울 때 아름답다’ 등 시집 7권을 출간했다.
표성준 기자는 현재 제주대학교 대학원 사학과를 다니고 있다. 제주 역사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된 특별 취재 ‘제주 유배인과 여인들’을 올 1월부터 9월까지 한라일보에 연재했다. 제주 출신으로 서강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