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미항 건설, 제주 크루즈관광의 해법이다

2012-11-08     제주매일

제주 크루즈 관광객이 14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내년에도 입항 예약이 꽉 찼으며, 관광객은 올해의 두배가 넘는 30만명이상 될 것이라 한다. 이를 두고 언론에서는 제주가 크루즈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며 대서특필하고 있다. 관련된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필자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크루즈 관광이라는 개념조차 익숙치 않은 현실 속에서 일궈낸 큰 성과이기 때문이다.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촉망받는 크루즈 산업은 관광은 물론 해운·조선·항만 등 관련산업에 파급영향이 막대하다. 그중 크루즈 유치를 통한 기항지의 경제적 효과는 쇼핑, 관광 뿐 아니라, 선박 입출항과 관련된 각종 수입과 연료, 식자재 구매 등에 까지 이른다고 한다. 기항지 인접의 관광지 개발효과는 두말할 나위 없다. 크루즈 승객 1명의 부가가치가 수출 컨테이너 1개와 같다고 하니, 그 경제적 파급효과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제주가 과연 크루즈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는 것일까?
세계적인 해운전문 컨설팅 회사가 2015년 전세계 크루즈 관광객을 2,26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는 것을 상기하며, 제주의 크루즈 관광객 규모를 탓할 생각은 없다. 다만 체류시간이 4-5시간에 불과한 크루즈 관광객이 제주의 어디를 가고 무엇을 볼 수 있을지? 돈을 쓸 시간이라도 있는지? 전통시장 등과 연계한 특화된 관광 프로그램은 가능 하기나 한지? 잠시 기항하고 가는 제주항의 문제는 모두 선석 부족에 기인한다. 즉 배를 대고 충분히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반나절도 안되는 시간에 다시 떠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제주외항의 선석 1개만으로는 점점 대형화되고 있는 크루즈선을 수용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처음 입항한 보이저호는 14만톤 급으로 세계에서 열 번째 큰 초대형 크루즈선이다. 현재 강정에서는 15만톤 크루즈가 2척이나 들어올 수 있는 규모로 복합미항이 건설중이다. 이는 제주도의 열악한 크루즈 관광 인프라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규모라 할 수 있다.

복합미항의 안보적 측면은 논외로 하더라도, 크루즈 관광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명약관화하다. 도내에서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신공항 건설 문제와 함께 크루즈 관광 활성화는 제주의 관광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대안임에 틀림없다.

우리가 복합미항을 둘러싼 논란을 거듭하고 있는 동안에 경쟁자인 싱가포르나 홍콩은 물론 인천과 부산에서도 크루즈 전용부두와 국제여객 터미널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사)아르고스 해상협회장 오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