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후보 ‘해군기지 해법’
찬반측 모두 “실망스러워”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제주해군기지 건설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강정마을을 찾아 주민들과의 간담회를 가진 가운데 강정마을회는 3일 안 후보가 공사 중단 요청을 뿌리친 데 대해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후보는 지난 2일 오전 11시 강정마을을 방문해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대선 유력 후보인 ‘빅3’ 가운데 강정마을을 찾은 것은 안 후보가 처음이다.
강정마을회는 성명을 통해 “안 후보에게서 책에서 말 한 것 보다는 조금은 다른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물론 조금은 더 진전된 해법이 나올 것이라 기대를 했다”며 “그런데 안 후보의 발언은 책에서 정리해서 세상에 회람됐던 말보다 크게 진전되지 않았다”고 실망감을 나타냈다.
마을회는 “안 후보가 비난 여론의 위험을 무릅쓰고 ‘빅3’라고 불리는 대선 후보 중 가장 먼저 달려와 준 성의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우리가 안보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아님을 우선 인정하고 정면으로 마주보아 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을회는 또 “아직 고급정보가 없어서 검증되지 않은 안보적 이유 하나 때문에 수많은 문제의식을 덮으려 해서는 안 된다”며 “적어도 잠정적 공사 중단 후 문제 해결이라는 해법은 꺼냈어야 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민군복합항 강정추진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안 후보는 순수한 강정 찬반 주민들과의 만남이 아닌 일부 반대주민과 다수의 전문시위꾼들과의 반쪽 간담회로 갈등만 증폭시켰다”고 비난했다.
강정추진위는 “우리는 이러한 안 후보의 행동에 대한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며 “대통령이 되기를 원하거든 찬반 주민 모두의 소리에 귀를 열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강정추진위는 특히 안 후보의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는 발언에 관련해 “안 후보가 반대 측의 주장에만 눈과 귀를 열어 편향된 목소리를 내는 행보에 대해 실망하며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질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이상 강정마을 주민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를 접고 제주민군복합항에 대한 정확한 배경지식을 갖고 올바른 국가관과 안보관을 확립한 상태에서 대통령 후보다운 발언과 행동을 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