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소음피해 지원 늘려야”

公社 ,“과거 20년간 적자누적...타 지역도 고려해야”

2005-02-01     정흥남 기자

공항공사 작년 제주서 당기 순이익 225億
제주시, “투자확대 적극 유도”

“입장료 수입으로만 연간 2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고 있는 공항공사에게 제주시가 적극적으로 나서 보다 많은 소음피해 지원을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31일 제주시 이호동에서 열린 제주시의 동정 보고회에서 이 일대 주민들이 이구동성으로 이 같이 목청을 높였다.
제주시 서부지역(용담.도두.이호.외도) 공항 인근 1500여 가구의 주민들이 항공기 소음에 따른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공항공사가 소음피해 지원사업 투자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거듭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주민들은 공항공사가 지난해 공항 이용료를 징수 등을 통해 제주공항에서 200억원이상의 수입을 낸 만큼 낙후지역으로 전락한 공항 일대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당연지사라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공항 소음이 가장 심한 이호동 오도마을의 예를 들면서 공항공단은 공항수입 중 20% 이상은 소음지역 주민복지 향상과 공동이용 시설 등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 과정에서 제주시가 전면에 나서 공항공사의 투자 확대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해 공항인근 소음피해 지원 사업비로 10억원을 투자한 것을 비롯해 2003년에도 역시 10억원을 투자, 주택방음시설 등의 사업을 벌였다.
그런데 지난해 200억원이 넘는 당기 순이익을 기록함에 따라 주민들의 ‘기대욕구’ 역시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공항공사는 내부적으로 지난해 보다 다소 증가한 사업비를 제주공항 인근 소음피해 사업에 투자를 모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같은 공항공사의 ‘계획’은 공항 소음피해를 보고 있는 일부 타지방 정치인 등의 압력에 밀려 표류하면서 아직까지 올 제주 사업비를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공항공사제주지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올해 투자규모 등에 대해 공개할 내용이 없다”면서 “다면 공항공사도 주민들과 제주시 등의 입장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난해 당기순익이익을 본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 20년간 누적된 적자도 감안해야 한다”며 “특히 과거 제주공항보다 많은 소음부담금 등을 징수한 타지방 공항들의 입장도 무시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실토했다.
한편 지난해 3억원에 이어 올해 3억원의 공항 소음피해 사업예산을 확정한 제주시는 “공항공사측과 최대한 지역내 투자 규모를 늘릴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제주공항 인근 항공기 소음피해를 당하고 있는 시민은 1500여 가구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