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들 '2금융권' 부채 크게 늘어

8월말 2조5000억원 육박…5년새 37% 증가 '고금리 압박'

2012-10-31     진기철 기자

서민가계의 부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10년 이후 제주지역 가계부채 증가세는 타 지역에 비해 빠른데다 가구당 대출규모 역시 9개 도지역 중 다섯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상환능력을 고려한 부채관리 및 금융기관에 대한 관리감독 철저 등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외부충격에 의한 유동성 리스크에 직면하게 될 경우 가계부채 문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31일 한국은행 제주본부(본부장 박성준)에 따르면 지난 8월말 현재 도내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규모는 4조5386억원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2007년말 3조9006억원 대비 16.4% 증가한 규모이다.

예금취급기관별로 보면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2조424억원으로 2007년말 2조739억원 대비 1.5%감소한 반면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비은행금융기관의 경우 2조4962억원으로 36.6% 증가했다.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규모가 증가하면서 비은행금융기관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46.8%에서 올 8월 55%로 8.2%포인트 확대됐다.

2008년 1월부터 올 8월까지 제주지역 연평균 가계대출 증가율은 3.3%로 전국평균(7%) 및 도지역 평균(8.4%)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1월부터 올 8월까지 27% 증가, 9개 도지역 가운데 세 번째 높은 증가율을 보이는 등 최근 들어 타 지역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가계대출 중 주택대출은 1조6126억원으로 2007년말 1조1886억원에 비해 35.7% 급증했다. 신용대출 등은 2조9260억원으로 2007년말 2조7120억원 대비 7.9% 늘었다.

이와 함께 제주지역 가구당 대출규모는 1992만원으로 9개 도지역 가운데 다섯 번째로 많은 수준이며 1인당 대출금은 788만원으로 도지역 가운데 6번째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다만 이자지급액은 연간 2773억원으로 가처분소득 대비 3.4%에 머물며 경북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생활형편 소비자동향지수(CSI)가 꾸준히 기준치 100을 하회하는 등 가계의 생황형편이 나아지지 않고 있어 연체율 상승 가능성은 상존해 있는 상태이다.

이와 관련 한은 제주본부는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 하에 상환능력을 넘어선 과도한 차입이 이뤄질 경우 주택가격 하락 시 주택담보대출이 부실화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면서 “도내 금융기관은 담보보다는 차주의 소득흐름에 기초한 상환능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대출 관행을 조속히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경기부진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채무상환능력이 취약한 저소득층, 다중채무자, 영세 자영업자의 재무상황이 더욱 악화되는 등 구조적 취약성이 심화될 수 있다”면서 “정책당국에서는 가계부채의 절대 규모뿐만 아니라 구조적 취약성에 관심을 가지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비은행금융기관의 부실이 가계부채의 상환압력을 급격히 증대시킬 우려가 있는 만큼 금융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