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교육방법 이뤄질 수 있는 소규모학교에 대한 엉뚱한 해석

2012-10-31     제주매일

  교육의 목적은 학습자가 사회에서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며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학교에서는 인생에서 자신의 삶을 멋있고 의미 있게 살 수 있도록 그에 부합하는 교육과정과 교육방법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러한 목적에 부합되는 공부방법으로 자기주도적 학습이 있다.

  자기주도적 학습은 스스로 학습을 계획하고 목표를 세우며 이를 실천하고 학습의 성과를 평가하여 성찰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러한 자기주도적 학습은 성적을 올리는 것 보다 내가 스스로 무엇을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다는 것 즉,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며, 이는 교육의 본질적 목표와 부합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소규모학교인 경우 이러한 자기주도적 학습이 이루어지는 최적의 조건이다. 학생이 스스로 학습을 하도록 하고 선생님의 학습코칭이 이루어지면 최고의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는 많은 연구논문에서 발표가 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자기주도학습실이 늘어난다는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소규모학교는 자기주도적 학습을 통하여 학습에 소외되는 학생이 없다.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시점에서는 선생님의 적절한 도움을 받으며 스스로 학습을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과정에 이르기까지 선행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요건이 충족되어야 하지만 습관과 관계형성을 위한 노력을 투입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이렇게 수업이 운영되면 복식수업의 문제점은 자연스럽게 해결되며 오히려 장점으로 나타나게 된다. 복식수업의 장점은 선진국에서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는 개별화 학습과 무학년제를 운영하는 수업방법으로 교육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는 교육학을 전공한 학자들로부터 많은 조언을 받았고 이에 적극 공감하고 있다.

  그런데 2012년 10월 25일 도의회 교육행정질문에서 교육감은 소규모학교 복식수업 효과에 대하여 ‘평생 교육을 해 온 저로서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실제로 복식수업 현장을 보면 다른 학년 수업을 할 때 또 다른 한 학년은 자율학습을 하도록 하고 있어 반쪽 수업이 될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는 복식수업을 운영할 때 한 학년은 정상수업, 다른 학년은 자율학습을 하도록 내버려 두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방법만이 있을 뿐이라고 단정 짓는 현대의 다양한 교육방법을 모르는 것이다.

  결국 교육감은 평교사 시절 주입식 교육, 교사 중심적 교육 방식을 실시한 이후에 교육수장이 되어서는 새로운 교육방법이나 학문적 공부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학문이나 교육방법을 알려고 하기보다 과거의 경험에서만 판단을 하려니 지식의 저주, 고정관념에 의해 시대에 맞지 않는 답을 아주 당연한 정답이라 주장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겉으로는 창의ㆍ인성을 내세우지만 여전히 평가와 실적, 입시위주의 정책을 고수하는 것을 보면 현재의 교육책임자가 어떠한 교육관을 가지고 있는지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교육관이야 개인적인 부분으로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새로운 학문의 패러다임 속에서 교육의 효과에 대해 공부를 하지는 않고 오직 과거의 경험을 통해서만 해답을 찾으려고 하는 것은 분명히 문제이다. 이는 교육감이라는 직책이 자신에게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고 많은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새로운 교육방법과 효과를 과거 고정관념과 지식의 저주로 부정하는 모습을 보며 제주교육이 매우 심각함을 다시 한번 느껴본다.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 한영호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