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벌 20년째 ‘장대 떠밀기’
종합경기장 시설비 부담...제주도-제주시, “네 몫”
한라체육관 리모델링 파행 등 곳곳 ‘파열음’
잇단 국제대회 망신 다반사...이용객 ‘봉취급’
1984년 제주에서 열렸던 전국 소년체전 때 주경기장과 수영장 및 체육관 시설 등이 확충된 뒤 제주시로 관리, 운영권이 넘어온 제주시 종합경기장.
토지 및 건물주는 제주도인데 관리.운영권을 제주시가 행사하면서 발생하는 적자부담 분쟁이 20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건립한 지 20년이 경과한 한라체육관 리모델링 작업이 불가피 한데도 양 기관간 이해가 맞서면서 파행을 겪고 있다.
올해 제주시종합경기장에서 예정된 잇따른 국제대회 때도 이곳에서 경기를 할 외국 선수단과 임원진 및 경기 관람객들은 ‘스포츠 메카 ’제주에서 ‘험한 꼴’만 보고가야 할 형편이다.
연간 100만명이 훨씬 넘는 이곳 이용객들 역시 부실한 시설 등을 이용하는데 따른 불편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함은 물론이다.
제주시 종합경기장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적자는 연간 15억원선.
1982년 제정된 제주도공설운동장 관리규정(2001년 7월 일부 개정)은 종합경기장 관리 운영권을 제주시장으로 지정하면서도 시설비 부담문제에 대해서는 ‘강행규정’을 두지 않았다.
이 규정은 지방의회가 없던 관선시대 때 ‘부하기관’인 제주시를 대상으로 ‘상급기관’인 제주도가 일방적으로 만든 것이다.
그런데 이 규정이 가뜩이나 ‘근거와 법’을 잘 따지는 지방의회가 들어서면서 ‘무효’가 된 것이다.
제주시 의회는 종합경기장 건물주와 토지주가 제주도인 이상 시설 개.보수 및 유지비를 제주시가 부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잘라 말한다.
시의회는 이 같은 입장을 기조로 제주시의 사업비 계상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
제주시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시의회 앞에서 항상 쩔쩔매고 있다.
제주시는 특히 제주도가 이같은 상황을 알면서도 도체육회관 건물 등 ‘알짜 시설물’은 직접 관리, 운영하고 있다고 핏대를 높이고 있다.
제주도의 입장은 이곳 관리 운영권이 제주시로 지정된 이상 관리 운영에 필요한 비용역시 ‘규정에 따라’ 제주시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현재 사업비 18억원이 투입되는 한라체육관 리모델링 사업이 파행을 겪는 등 ‘시설비 논란’이 재연되면서 제주도와 제주시가 이곳 ‘오라벌’에서 20년 이상 지속돼 온 해묵은 감정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 문제에 대해 제주시장 시절 줄기차게 제주도에 ‘개선’을 건의했던 김태환 현 제주도지사.
김 지사가 2월 1일 제주시를 방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