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조각들이 환자들 몸 속으로…”

제주대병원 식약청 권고 ‘필터니들’ 사용 전무…금기약품 처방도 해마다 늘어

2012-10-23     김동은 기자

제주대학교병원이 비용을 이유로 최근 3년간 유리앰플 주사제 사용시 유리파편을 제거할 수 있는 ‘필터니들’을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금기약품 처방도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김태년 의원이 국립대학병원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전국 국립대병원의 필터니들 사용량은 1.29%에 불과했다.

특히 제주대병원의 경우 2010년 38만5517개에서 지난해 39만7359개, 올해 8월까지 57만456개의 유리앰플을 사용하면서도 필터니들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전국 13개 국립대병원 가운데 필터니들 사용히 전무한 곳은 제주대병원을 비롯해 충북대병원, 경북대병원, 3개 치과병원이다.

식약청에서 실시한 ‘앰플 주사제 사용시 유리입자 혼입에 관한 안전대책 연구용역’에 따르면 유리앰플을 개봉할 때 유리조각이 섞일 가능성이 있다. 최대 870㎛(마이크로미터, 0.001mm) 크기의 유리파편도 검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체의 혈관 구경 중 제일 작은 폐혈관의 직경이 10㎛ 정도인 것을 감안해 보면, 870㎛ 크기 유리조각의 위험성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주사기를 통해 체내에 직접 주입된 유리조각들은 혈관을 따라 돌아다니며 조직괴사와 폐육아종, 정맥염, 혈전 등을 일으킬 우려가 있고, 이를 방치할 경우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식약청은 유리앰플 주사제 사용시 어린이와 노약자에게 특히 주의하고, 필터가 달린 주사기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김 의원은 “식약청의 ‘필터니들 주사기 사용권고’를 무시하고 있는 원인은 단가 때문”이라며 “일반주사기에 비해 값비싼 필터니들을 구입하게 되면 병원 이윤이 그 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어 “모든 국립대병원은 국가의 예산 지원을 받고 있는 데도 단가 때문에 환자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환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제주대병원의 금기약품 처방도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예상된다.

23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제주대병원의 금기약품 처방이 해마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가지 이상의 의약품을 함께 사용할 때 부작용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병용금기약품 처방은 2009년 14건에서 지난해 56건으로 급증했다. 올해의 경우 지난 6월까지 16건의 병용금기약품을 처방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