西歸浦市 이마트 유치 여론조사

民-民-官 갈등 더욱 증폭 전망

2005-01-31     김용덕 기자

이번 여론조사결과는 이마트 서귀포 입정에 따른 민-민-관 갈등이 해소되기는커녕 더욱 증폭될 것임을 전망케 하고 있다.
리서치플러스조사연구소는 지역경제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30-40대를 중심으로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과 12개 동별 거주자, 그리고 다양한 직업군을 대상으로 서귀포시 거주 20세 이상 남녀 500명을 전화번호부에서 무작위로 추출, 정형화된 1대1 개별면접을 통해 설문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이마트 서귀포 입점에 따른 ‘신시가지 활성화’와 ‘중소상인몰락에 따른 지역경제파탄’이라는 첨예한 문제가 민-민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주민투표청구심의회 심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 아니라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5%가 지적하고 있다.
만약 오늘(31일) 열리는 주민투표청구심의회 심의에서 가부동수 등 과반수의 찬성을 얻지 못해 주민투표청구가 기각될 경우 이 문제는 민-민갈등에 이어 민-민-관 갈등으로 치닫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마트 신시가지 입점 찬성의견

월드컵 경기장 주차장에 이마트 유치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서귀포시민들의 52%(260명)가 ‘이마트 같은 대형할인매장을 유치해야 한다’는데 답했다. 반면 ‘주차장으로 계속 활용해야한다’는 반대의견은 36%(180명)였다. 중간입장은 11.6%(58명)에 불과, 전체적으로 보면 찬성이 우세다.
이마트 유치에 찬성한 응답자는 여성(55.1%)이 남성(49.2%)보다 많았다. 연령별로는 20대(60.4%)와 40대(58.0%), 30대(50.4%)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홍동, 대륜동, 중문, 예래동 등 신시가지권과 중문권에서 찬성의견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가정주부들의 찬성률(68.9%)이 매우 높아 생활상의 편리와 불편한 점 등이 찬반 의견을 형성하는 주 원인으로 나타났다. 판매·서비스직 종업원으로 일하는 응답자들의 의견도 이마트 유치에 찬성(65.9%), 경영자의 입장과 노동자의 입장이 매우 상반되게 나타나는 특성을 보였다.
‘이마트가 서귀포시 신시가지에 들어서면 신시가지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찬성측에 대한 동의정도는 전체의 58.8%가 동의, ‘매우동의한다’를 100점으로 기준했을때 58.65점을 받았다.

이마트 신시가지 입점 반대의견

월드컵경기장 주차장 부지에 이마트 유치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36.0%(180명)가 반대의견을 표명했다.
이마트유치에 반대하는 응답자는 남성(37.3%)이 여성(35.0%)보다 우세했다. 연령별로는 50대(41.3%), 60대 이상(37.4%), 30대(36.6%), 40대(33.6%), 20대(30.2%)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중앙(51.5%), 천지(52.0%), 정방동(52.4%)을 중심으로한 서귀포시 구시가지권 지역 주민들의 반대의견이 높게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기존 상인들로 중심이 된 자영업(51.6%), 전문직(58.8%), 도소매업(44.4%) 업종에서 반대의견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
특히 서귀포시민의 의견수렴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생각할수록 반대의 대한 의견이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재래시장과 중소상인의 몰락으로 지역경제가 파탄난다’는 반대측의 동의정도를 묻는 질문에 전체의 54%가 동의, 이를 ‘매우 동의한다’기준 100점으로 환산할 경우 56.60점을 받았다.

▲첨예한 민-민갈등

서귀포시가 이마트를 유치하면서 시민들의 의견을 잘 수렴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잘 수렴하고 있다’는 응답이 15%에 불과한 반면, 41%는 전혀 또는 잘 수렴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 서귀포시의 행정절차문제 등 행정불신의 정도가 심각함 수준에 이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마트가 들어서면 신시가지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찬성측 주장에 대한 동의여부를 묻는 질문에 58.8%가 ‘동의’, 29.8%는 ‘부동의’였다.
반면 ‘재래시장과 중소상인 등의 몰락으로 지역경제가 파탄된다’는 반대측 주장에 대해서는 54%가 ‘동의’, ‘부동의’는 31.4%였다.

이는 전체 응답자의 18%가 찬성과 반대측 의견에 모두 동조, 서귀포시민들의 일정 부분은 찬반양측의 주장에 나름대로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귀포시의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매우 첨예하게 대립했다.
‘매우 발전할 것이다(5%)’와 ‘발전할 것이다(33%)’가 38%로 나왔다. ‘매우 나쁜 영향을 줄 것이다(10%)’와 ‘나쁜 영향을 줄 것이다(30%)’의 응답은 40%로 집계됐다. 나머지 21%는 ‘중간입장’을 택했다. 이 38%와 40%의 찬반의견은 오차범위 이내로 팽팽한 의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주민투표 실시에 대해서는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55%로 우세했다.
문제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 모든 항목에서 찬성측과 반대측의 입장이 극단적으로 대립, 이마트 서귀포 입점을 둘러싼 서귀포시민들의 갈등이 심각함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서귀포시가 의견수렴을 잘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서 반대측 67.1%가 ‘못하고 있다’고 답한 반면, 찬성측 80.3%는 ‘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반대측의 60%는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찬성측 73.8%는 할 필요 없다고 답했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반대측의 100%가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한 반면 찬성측은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100% 찬성했다.
김재윤 의원은 “행정당국은 여론조사에 반영된 지역주민의 민심을 제대로 읽고 더 많은 여론 수렴과정을 거쳐 시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지혜를 발휘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