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앞 낙락장송 집단괴사...천연솔숲 푸르름 잃어

소나무재선충병 확산․․․한달새 600그루 말라죽어

2012-10-22     박민호 기자

제주의 관문 공항로 인근 소나무 숲이 소나무재선충(의심목)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지난달 신고 접수 이후 한달새 무려 600여그루의 소나무가 고사된 것으로 확인됐다.

발생지역은 제주시 공항로(서측)와 다호마을, 신광마을(오일장 부근)을 잇는 소나무 숲(약 7ha).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을 가장 먼저 맞는 곳이자 시민들의 산책을 하며 피로를 푸는 곳이다.
22일 찾은 현장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마을 안길로 들어서자 도로 옆 수십 그루의 소나무들이 붉게 타들어가고 있었다. 대부분 수십 년생 나무들로 높이도 10m이상인 것들이다. 마을 입구에 다다르자 최근 작업한 것으로 보이는 10여개의 훈증시설들이 눈에 들어왔다. 소나무재선충병 감염이 의심되는 소나무들 베어 밀봉해 놓은 시설로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을 막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최근 한 달간 푸른 소나무 숲을 이루던 수령 40~50년 된 고목 300여 그루가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 아직 작업(훈증)을 하지 못한 소나무도 300그루나 된다. 여전히 숲 여기저기 붉게 타들어간 소나무들이 눈에 띄는 이유다.

이들 소나무 중 소나무재선충병이 확인된 소나무는 아직 2그루에 불과하다. 고사목에서 채취한 시료에 대한 검사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

 솔수염하늘소의 몸에 기생하다가, 솔수염하늘소의 성충이 소나무의 잎을 갉아 먹을 때 나무에 침입하는 재선충에 의해 소나무가 말라 죽는 병인 소나무재선충병은 일단 감염되면 1거의 말라 죽기 때문에 일명 ‘소나무 에이즈’로 불린다.

하지만 매개충인 솔수염 하늘소의 연간 이동 능력이 2~3㎞에 불과해 매개충으로 인한 감역 확산보다는 감염 목의 이동에 따른 확산이 더 문제시 된다.

때문에 재선충병이 확인된 소나무외 다른 고사목들도 소나무재선충병에 준하는 조취를 취하는 것이다.

 제주시관계자는 “이 지역은 지난해부터 1~2그루 정도 고사되면서 소나무재선충병 의심 신고가 들어왔다”며 “하지만 최근 1~2개월 사이 급속도로 퍼졌다. 이 같은 확산 속도는 드문일”이라고 설명했다.

제주시 지역(애월~구좌)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이 의심된 소나무는 4000여그루, 이중 600여그루가 이 지역에서 발생했다. 단시간에 많은 소나무가 감염되면서 관계당국의 보다 발빠른 조치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소나무제선충병의 경우 방제 시기가 정해져 있어 확산 예방에 나선 관계당국의 발목을 잡고 있다.

나무 예방주사의 경우 12월과 2월 사이에만 접종이 가능하고 항공방제는 매개충이 우화하는 5월과 8월 사이에 시작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현제로선 고사목을 베어 소각하거나 훈증 처리하는 방법이 유일한 예방 수단인 것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내년 4월말까지 제주시 지역 고사목에 대한 처리를 할 계획이다”며 “하지만 공항과 인접한 이 지역은 올해 말까지 고사목을 처리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