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상혈전증 “심혈관 질환의 경고”

2012-10-18     제주매일

많은 어려운 용어 중에 질병명도 우리 일반인이 알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죽상혈전증과 동맥경화도 마찬가지인데요. 동맥경화는 잘 알려진 대로 콜레스테롤과 같은 지방이 혈관 내에 쌓여서 혈관이 좁아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에 비해 죽상혈전증은 동맥경화로 좁아진 혈관 내벽이 찢어지면서 그 안에 쌓여있던 섬유질이나 지질 같은 물질과 혈소판이 걸쭉하게 엉겨 붙어 죽(粥)처럼 ‘혈전’이라 하는 피떡이 생겨나 혈관을 막아서 혈액의 흐름을 막는 증상을 말합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심혈관질환과 뇌졸중 등 갑작스러운 돌연사의 원인으로 주목되고 있으며, 보고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3,200만 건 이상의 죽상혈전성 사건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혈전이 신체 어느 부위의 혈관을 막느냐에 따라 심근경색, 뇌졸중 외에도 다리 혈관에서 혈류의 지연이나 막힘 현상이 발생하면 갑작스런 다리 통증을 수반하는 말초동맥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다리 절단 수술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세계 44개국에서 죽상혈전증 위험이 높은 67,000 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역학조사에서 죽상혈전증을 경험했거나 그 위험도가 높은 환자 8명 중 1명은 1년 이내에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의 재발로 사망하거나 심혈관계 원인으로 입원한다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또한, 심장 등 한 부위에 죽상혈전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 사망하거나 입원하는 비율이 5%, 두 부위에 있는 사람은 13%, 세 부위에 있는 사람은 26%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죽상혈전증이라는 용어 자체가 쓰이기 시작한 것이 비교적 최근의 일이기 때문에 생소하게 느껴지는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각종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죽상혈전증을 일컬어 ‘심혈관 질환의 방아쇠’ 혹은 ‘심혈관 질환의 시한폭탄’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죽상혈전증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해

동맥경화의 진행은 수년간에 걸쳐 일어나기 때문에 10대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유전적인 요인과 흡연,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비만 등에 의해 진행속도가 빨라질 수 있습니다. 더불어 죽상혈전증의 발생위험이 그 만큼 높아지고 한번 죽상혈전증에 걸리면 각종 심혈관 질환의 발생 또는 재발을 불러오기 때문에 예방과 재발방지를 위해 생활습관을 바꾸고 콜레스테롤 수준을 낮추며, 혈압조절, 항혈소판제 치료 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특히, 항혈소판제 치료를 통해 죽상혈전증 환자의 위험인자를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도를 5년간 50%까지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죽상혈전증 체크 리스트 (해당 사항이 많을수록 위험하다)
△ 혈압 : 혈압수치가 140/90㎜Hg 이상
△ 당뇨 : 공복 시 혈당 수치 126 이상
△ 흡연 : 하루에 15개비 이상
△ 콜레스테롤 : 총 콜레스테롤 수치 240㎎/dl 이상
△ 운동 부족 및 비만 : BMI 수치 25 이상(BMI: 현재 체중(㎏)/신장(m)의 제곱)
△ 병력 :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 등 죽상혈전증 질환 유무

한국병원 순환기내과 과장 한경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