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휴대전화 사용강국의 면모를…

2012-10-16     제주매일

  1896년 경복궁에 자석식 교환기 9대가 설치되어 우리나라에도 처음으로 전화기를 사용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115년이 지난 2010년 휴대전화 보급대수가 5,000만대를 넘어서서 가히 정보통신(IT) 강국으로 세계무대에서 당당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전화기 자체의 성능이 발전할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도 다양하게 개발되고 탑재됨으로써 휴대전화가 어디까지 진화할지는 아무도 모를 만큼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휴대전화의 순기능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휴대전화를 안전하게 사용하지 못하여 건강에 영향을 받거나, 귀중한 인명이 손실되거나 부상을 입을 수 있는 역기능을 감안해야 하겠다.

  2011년 5월 31일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휴대전화를 빈번하게 사용하면 뇌종양의 발생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휴대전화와 암 발생 관련성에 대해 면밀히 조사연구를 지속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명확한 인과관계가 밝혀질 때 까지는 사용지침에 따라서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맥락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2012년 9월 20일 어린이·청소년 휴대전화 이용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였는데 전자파의 영향을 줄 일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려는 취지에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휴대전화를 사용하다가 사망한 사례도 있다. 2005년 2월 11일 미국에서는 34살의 견인차량 운전자가 바퀴가 터진 차량을 견인하는 작업 중에 휴대전화를 사용하다가 뒤에서 달려오는 차량이 견인하려는 고장난 차량을 받아 견인차 운전자가 사망하였다. 미국안전협회(NSC)에서는 모든 교통사고의 28% 이상이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메시지 송수신 행위와 관련이 있다고 하였다. 휴대전화 사용과 관련한 교통건수는 140만 건, 메시지 송수신과 관련한 건수는 20만 건에 이르는 상황이라고 하였다. 

  산업현장에서도 휴대전화 안전사용 정책이 필요하다. 영국 내 5,5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한 콜라회사에서는 차량 2,050대를 이용하여 음료를 유통시키고 있는데,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등으로 손실이 연간 약20억 원에 이르자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였다. 미국안전협회(NSC)에서 2,004개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58%(1,163개소)가 휴대전화 안전사용 정책을 수립하여 적용한다고 하였다. 70% 이상이 운전 중에 무선 통신수단 사용을 금지하였는데 생산성이 감소되는 일은 없었고, 오히려 교통사고율과 물적손실이 20% 감소되었다고 하였다.

  제주도의 가구당 차량 보유대수가 1.13대로 전국 최고이다. 차량이 많은 만큼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또한 많을 수 있다. 각 산업현장에서는 휴대전화에 대한 안전사용 지침을 마련하고, 운전자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단순히 1인당 휴대전화 보급대수가 세계최고이기 때문에 정보통신(IT)의 강국이라고 자부하기에는 미흡한 면이 있다. 동전의 양면처럼 안전하고 건강하게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지혜를 모아 진정한 IT 강국의 면모가 일신되기를 바란다.

안전보건공단 제주지도원장 안병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