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값 하락 속 사육두수 급증
구제역 이후 모돈 마릿수 회복 원인…수급조절 등 대책 필요
산지 돼지 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돼지 사육 마릿수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육두수 증가로 공급은 늘었는데 불황 여파로 소비까지 부진해 지면서 자칫 돼지고기 파동이 우려되고 있다.
8일 제주농협지역본부(본부장 강석률)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 도내 산지 돼지 값(110kg 마리당 기준)은 34만1000원으로 지난달 35만5000원에 비해 4.1% 가량 떨어졌다.
도내 산지 돼지 값은 행락철인 지난 5월 40만5000원, 6월 초 49만원까지 올랐다가 7월 이후 30만원대 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산지 돼지 값이 하락한 이유는 양돈농가의 사육규모 증가에다 수입육 재고 부담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산지 돼지 값 하락에도 불구하고 도내 돼지 사육 마릿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9월1일 기준) 도내 돼지 사육 마릿수는 318농가·54만8082마리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 대비 6.8% 증가한 규모이다.
도내 돼지 사육 마릿수는 지난해 3분기 312농가·51만3319마리에서 4분기 303농가·50만7978마리로 떨어졌지만 올 들어 1분기 304농가·51만5601마리, 2분기 321농가·53만6216마리 등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특히 전국 돼지 사육 마릿수는 1000만마리에 육박,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돼지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올 3분기 전국 돼지 사육 마릿수는 993만7000마리로 전 분기보다 50만4000마리(5.3%), 전년 동기보다는 215만4000마리(27.7%) 증가했다. 이는 통계청이 집계를 시작한 1983년 이후 최대 규모이다.
통계청은 “구제역 이후 어미돼지(모돈) 마릿수가 회복세를 보이며 생산 마릿수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2차례에 걸쳐 할당관세를 연장하며 들여온 수입 삼겹살 재고도 폭락한 시세 때문에 재고로 묶여있어 돼지고기 값은 당분간 하향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어 수급조절 등의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