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찾아온 방어가 반갑지 않은 어민들
이달초 마라도 방어어장 형성…수협 20일부터 계통출하
소형어선들, “조업해도 처리길 막막” 분통
겨울철 최고의 횟감으로 치는 최남단 마라도방어. 예년보다 일찍 방어어장이 형성됐지만 어민들은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소형어선들이 방어를 잡아와도 수협을 통한 판매가 막막하기 때문이다.
마라도 인근에 방어 어장이 형성된 것은 이달 초부터. 어선당 조업을 나가면 대방어(4㎏~7.9㎏) 10마리 내외를 잡아오고 있다.
그러나 조업에 나가는 어선은 소형어선 13척 내외뿐이다.
이는 힘들게 조업을 하고 오더라도 수협을 통한 계통출하할 길이 막혔기 때문.
모슬포수협측은 대형 방어잡이 어선들이 조업을 시작하는 이달 20일부터 방어 계통출하를 시작한다고 못을 박아놨다.
이 때문에 현재 방어는 수협에서 다른 잡어와 마찬가지로 활어로 처리하는게 전부인 상황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수협 어판장에 활어로 위판하기 위해서는 마감시간인 오전 10시 이전에 조업을 끝내고 돌아와 출하해야 한다.
원래 방어잡이 배들은 해뜨기 전인 새벽 4~5시에 출항을 해 오후 늦게나 저녁이 다 돼서야 들어온다.
그러나 오전 10시 이전에 들어오려면 마라도 인근까지 왕복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조업시간은 해봐야 2시간 남짓.
더욱이 방어값도 대방어 한 마리당 2만원 내외, 부시리(히라스)도 ㎏당 9000원 내외의 낮은 가격에 측정돼 어민들도 쉽사리 조업을 나서지 않고 있다.
매년 되풀이 되고 있는 문제지만 해결이 쉽지는 않은 실정이다.
수협측에서는 내달 초 열리는 최남단 방어축제에 맞춰 활방어 저장을 위해 매년 10월 20일 전후로 방어 계통출하를 하기 때문이다.
소형어선 어민들은 “자리방어 조업에 맞춰 계통출하를 하는 것은 수협과 중매인, 대형어선주들의 횡포다”고 반발하고 있지만 수협측은 요지부동이다.
이와 관련해 모슬포수협 관계자는 “축제를 앞두고 물량 조절 등의 문제로 20일 전후로 해서 계통출하를 하고 있다”며 “이미 어선주들과 협의된 사항이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