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편의주의= 환경파괴+혈세 낭비
환경운동연합, “서귀포시 불필요한 사방댐 건설로 하천 원형 훼손” 주장
서귀포시는 지난 6월부터 사업비 6억7600만원을 투입, 남원읍 수망리 물영아리오름 북쪽에 위치한 송천에 ‘물가두기 사방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산불진화용 헬기에 방화수를 공급하기 위해 기존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송천 습지를 활용, 저수용량을 약 1만6000톤 규모로 확장하기 위해 진행 중인 사업으로 공사는 현재 30%정도 진행된 상태. 습지 하류에 콘크리트댐을 쌓아 물높이(약 1m)를 높이고 습지의 오른쪽 퇴적지를 준설, 저수면적을 넓히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더불어 공사장을 드나드는 작업용 중장비의 이동을 위해 수목을 베어내고 임시도로를 개설 한 상황이다.
제주의 하천 경관은 건천 속에 위치한 자그마한 소(沼, 물웅덩이)가 불연속적으로 형성되면서 그곳을 기반으로 식생이 어우러진 소규모 습지생태계가 특징이다. 예부터 이 같은 물웅덩이들은 봉천수로 용천수가 흔치않은 중산간 지역 주민들과 가축, 그리고 야생동물들에게 중요한 식수원으로 그 기능을 해왔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이 사업으로 인해 송천이 간직하고 있는 하천의 원형이 심각하게 훼손돼 버렸다”며 “우거진 나무들로 하늘이 가려진 숲 속의 고요한 호수였던 송천 습지는 양안의 나무들이 훼손되거나 이식되어 사라져버렸고, 단순한 대규모 물통으로 전락해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사가 완료되면 습지 호안은 전석 쌓기로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면땅과 물을 이어주는 핵심 생태연결고리도 사라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송천은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물영아리오름습지와 매우 인접한 지역(약 1km)으로 천연기념물(제327호) 원앙이 서식하는 곳이기 때문에 사방댐개발과 헬기 방화수 공급으로 인한 환경피해는 불가피한 상황.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사업지역 인근 헬기계류장에 임시 배치·운영되고 있는 산불진화헬기는 약 4km 떨어진 제동목장 저수지(17만톤 규모)에서 방화수를 공급받고 있다”면서 “굳이 자연형 하천습지를 훼손하면서까지 바로 인접한 기존 저수지 용량의 10%에도 못미치는 소규모 저수지를 추가로 만들 필요가 있는지 사업의 타당성을 의심케 한다”고 말했다.
서귀포시는 “(제동목장)저수지가 행정구역 상 제주시(조천읍 교래리)에 위치하기 때문에 서귀포시 행정구역 내에서 별도의 저수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추진한 사업”이라고 밝혔다.
소생물권이 중심을 이룬 제주의 하천습지 특성을 무시한 채 진행된 서귀포시의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 우리의 소중한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혈세를 낭비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