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내 문화재 안내판은 ‘오류 투성이’

제주대학교 국어문화원, ‘명칭·주소지·내용·오타 등 잘못된 정보 수두룩

2012-10-07     박민호 기자

 

제주도내 문화재 안내판 문구의 상당수에서 오타가 발견되는 등 잘못된 정보가 많아 대대적인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주대학교 국어문화원(원장 강영봉)이 ‘2011 제주특별자치도 국어책임관 활동 지원 공모 사업’으로 진행한 ‘제주 문화의 얼굴-문화재 안내판 문구 바루기 조사사업’ 결과, 제주도내 문화재 안내판 상당수가 잘못된 정보가 많아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대학교 국어문화원은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제주도내 문화재 안내판 367개(국가지정 문화재 93건, 제주자치도 지정 문화재 264건) 가운데 안내판이 없거나 확인할 수 없는 것 51개를 제외한 306개의 안내판에 대한 내용 분석을 하고, 문화재 안내판 본보기 문구를 지난 5일 공개했다.

제주대 국어문화원이 문화재 안내판 문구를 분석한 결과, 제주도내 문화재 안내판은 문화재 명칭과 제주특별자치도에서 발행한 󰡔문화재 현황󰡕 속의 문화재 명칭과 다른 것이 많아 문화재의 명칭 정립부터 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문화재 내용 가운데는 띄어쓰기, 문장부호, 어색한 문장, 맞춤법에 어긋난 표현, 오타 등 어문규정에 맞지 않는 내용이 수두룩했으며 문화재 명칭은 물론 문화재 지정번호, 소재지 등이 잘못된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문화재 안내판 가운데는 소재지가 행정 구역 개편 이전인 북제주군과 남제주군을 그대로 사용한 경우도 있었다.

천연기념물 ‘왕벚나무’를 ‘일본의 국화’로 소개한 어처구니없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곰솔’의 한자명인 해송(海松), 흑송(黑松) 대신 ‘웅송(熊松)’이라고 되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

문화재 안내판 모양과 설명 방법, 문화재 유형 표기 방법도 가지가지여서 통일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126개의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가운데 안내판이 있는 125개를 분석한 결과, 문화재 유형을 나타내는 방법이 ‘도지정기념물 ○호’(8개), ‘도지정 기념물 ○호’(3개)가 4개, ‘도지정 기념물 제○호’(17개), ‘제주도기념물 제○호’(4개), ‘제주도 기념물 제○호’(3개), ‘제주특별자치도기념물 제○호’(24개),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호’(4개), ‘제주특별자치도지정 기념물 제○호’(1개), ‘제주특별자치도지정문화재 기념물 제○호’(1개), ‘指定文化財記念物 제○호’(1개) 등 13가지였다.
다른 문화재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기념물 가운데 문화재 지정 번호가 잘못된 경우도 19건, 주소가 ‘제주특별자치도 일원’처럼 된 곳도 15군데나 됐다.

 문화재 명칭도 들쭉날쭉했다.

제주도 기념물로 지정된 지석묘는 42기. 이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의 ‘문화재 현황’과 안내판의 문화재 명칭과 같은 경우는 12개(30.76%)에 불과했다. 지석묘 안내판 제목도 ‘지석묘’, ‘광령지석묘’, ‘하귀지석묘’, ‘도련동 고인돌’, ‘삼양동 고인돌’로 표기되는가 하면 같은 종류가 여러 개의 문화재로 지정된 ‘돌하르방’, ‘환해장성’, ‘연대’, ‘초가’, ‘연자매’ 등에서도 나타났다.

 같은 종류의 문화재 안내판인 경우는 지역이 다르고, 환경과 기능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문화재 내용은 천편일률적이거나 내용 설명이 잘못된 경우도 많았다.

이밖에도 안내판의 모양, 크기, 내용 설명, 외국어 표기 등도 각양각색이어서 이에 대한 정비도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제주대학교 국어문화원 강영봉 원장은 “문화재 안내판 문구 작성은 물론 문화재 안내판 모양, 크기, 재질 선택과 설치에 이르기까지 전문가 자문이 필요한 것 같다”면서 “문화재 안내판은 물론 각종 안내판이 제대로 설치되려면 안내판 심의를 위한 자문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