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이 찌릿찌릿, 혹시 나도 손목터널증후군?

2012-10-04     제주매일

마늘, 감귤수확 등 바쁜 농번기가 되면 손가락이 저리고 많이 붓는다며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분들이 많습니다. 또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량이 많은 청소년과 직장인들에게서도 이와 같은 증상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평소 “바늘로 손을 콕콕 쑤시는 것 같다”, “손이 저리다”라는 말을 자주 하신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증후군)은 잘못된 손의 사용으로 인해 손목을 지나가는 가느다란 통로인 손목터널(수근관)이 좁아지게 되면서 이곳을 지나가는 혈관 및 신경이 압박되어 손바닥과 손등에 감각이상이나 신경통증 등이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이와 같은 손목터널증후군은 주로 손과 팔목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에게 나타나는데, 가사노동이 많은 주부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하는 사무직군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또 팔목골절이나 외상 등으로 인한 급성으로 발생하기도 하며 갑상선 기능저하증, 당뇨병, 류마티스성관절염 등의 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만약 손이 자주 저리고 쑤신다면 가슴 앞에 양 손끝을 마주 댄 채 들어 올린 뒤 손끝을 아래로 내려뜨리고 팔꿈치를 들어 90도로 유지한 상태에서 약 1분이 지난 후 손목에 통증이 오면 손목신경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는 것이 좋습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갑자기 나타나지 않고 서서히 발병하며, 운전 도중이나 높은 곳에 있는 손잡이를 잡고 있을 때 증상이 심해집니다. 또 엄지손가락 기능 장애로 젓가락질이 서툴어지고 물건을 잘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잠을 못잘 정도의 통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증상은 손을 흔들거나 주무르게 되면 다소 완화되는 경우가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러다 말겠지.’라며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목터널증후군 증상이 악화되면 아픈 증상이 팔꿈치나 어깨 및 팔 전체로 확대될 수 있으며, 심지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한 통증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더운물에 20~30분씩 찜질을 하거나 손을 침대 밖으로 늘어뜨린 채 잠을 자거나 손목을 자주 마사지해주는 등 손목을 쉬게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되며, 소염제나 스테로이드 주사로 치료하는 보존적 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손상이 심하거나 보존적 요법으로 호전되지 않을 경우에는 손목 굴을 열어주는 수술을 해야 합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평소 손목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두 팔을 앞으로 뻗은 뒤, 손가락이 하늘로 향하도록 위로 꺾었다가 다시 아래로 꺾는 것을 5~10회 반복하거나 가볍게 주먹을 쥔 상태에서 손목을 안에서 밖으로, 밖에서 안으로 5~10회 돌려주는 등의 스트레칭을 통해서 예방할 수 있습니다.

한국병원 2신경과 과장 권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