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발가락이 휘어지는 무지외반증을 아시나요?
“하이힐은 누가 발명해내었는지 모르지만 모든 여자들은 그에게 진심으로 감사해야 한다.” 한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마릴린먼로의 말처럼 여성들에게 하이힐이란 없어서는 안 될 패션아이템입니다. 그러나 이런 하이힐이 제2의 심장이라 불리는 발의 건강을 위협하고, 이로 인해 많은 여성들이 무지외반증을 겪고 있습니다.
무지는 엄지발가락을, 외반은 밖으로 휘어진 것을 뜻합니다. 즉, 엄지발가락이 둘째발가락 쪽으로 심하게 휘어져 엄지발가락 관절이 안쪽으로 돌출된 상태를 말하며, 심한 경우에는 엄지발가락이 둘째발가락과 엇갈리는 정도까지 돌아가기도 합니다. 대게 종이에 발바닥을 올려놓고 발의 외곽선을 그린 후 발가락이 휘어진 정도가 15도 이상일 경우 무지외반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무지외반증은 주로 뾰족하고 굽이 높은 하이힐을 자주 신거나 발목을 자주 삐는 경우, 신발 속에서 발가락의 움직임이 원할 하지 못할 경우 발생합니다. 이외에도 선천적인 요인으로 부모나 형제 중에 이 변형을 갖고 있는 경우, 긴 엄지발가락 및 평발, 관절이 유연한 경우도 원인이 됩니다.
무지외반증의 경우 엄지발가락이 휘면서 안쪽 발볼이 튀어나와 통증이 생기고 휘지 않은 발가락 바닥에 굳은살이 생기거나 2번째, 3번째 발가락의 변형이나 중족골 부위 통증으로 인해 정상적인 보행이 불가능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냥 못생긴 발이라고 생각하거나 통증이 있지만 참고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증상이 심해질 경우 통증 때문에 걷는 것은 물론 신발을 신기가 불편해지며, 무릎과 허리까지 통증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 변형이 심해지면 안쪽으로 뼈가 더 튀어나와 발볼이 더 넓어지고, 엄지가 둘째 발가락을 밀어 둘째 발가락도 여러 가지 변형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무지외반증이 경증인 경우에는 볼이 넓고 편한 신발을 신거나, 중족골 패드를 대어 동통을 완화 시킬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여야 합니다. 수술방법은 환자의 나이와 무지외반의 경중에 따라 적절하게 선택되어야 하며 내측 융기부 절제술뿐만아니라 중족골 절골술과 연부조직 유리술을 동시에 시행하여야 재발되지 않습니다.
무지외반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볼에 맞는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며, 신발은 발이 가장 많이 붓고 커진 오후시간에 골라야 평소 여유 있게 신을 수 있습니다. 꼭 하이힐을 신어야 하는 경우라면 5cm 이하의 굽을 선택하고 신는 횟수를 점차 줄이며 실내에서는 볼이 넓은 편한 신발로 갈아 신는 것이 좋습니다. 무지외반증이 있는 사람은 습관적으로 엄지발가락을 벌려주는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고, 엄지발가락 안쪽 부위에 통증이 있다면 통증이 사라질 때까지 하이힐을 삼가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국병원 정형외과 과장 황승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