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 저해하는 무자격 안내원
제주도와 ‘중국어통역가이드협회’ 사이에 갈등이 있는 모양이다. 원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제주도 자체의 중국어통역가이드 자격증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인력을 양산하려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무자격 가이드들이 자격증 있는 가이드들의 취업 기회를 빼앗고 있음에도 제대로 단속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다.
최근 도당국은 제주 자체 통역안내사자격증제도 도입을 골자로 하는 ‘제주특별자치도 관광진흥 조례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해 놓은 상태다. 이는 제주발전연구원 연구 결과 앞으로 중국관광객 100만 명, 150만 명 시대에는 가이드가 각각 625명, 938명이 필요하지만 현재 도내 유자격 가이드는 129명뿐이라는 점에 기초한 듯하다.
그러나 중국어통역가이드협회의 견해는 다르다. 현재 129명의 가이드만으로도 한 달 취업 일수가 15일에 불과해 생계유지가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중국관광객 57만 명중 47만 명은 육지부 여행사들이 가이드를 대동해 왔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무자격 안내원들에게까지 관광객을 빼앗겨 더욱 타격이 크다고 한다.
이러한 관광시장의 현실을 외면 한 채 한편에서는 제주도 자체 선발로 가이드를 양산하려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무자격 안내원의 취업마저 단속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기존 중국어통역가이드들의 설 자리가 위축 될 수밖에 없다. 엊그제 가이드들이 제주도청을 찾아가 강하게 반발한 것도 충분히 이유 있는 저항이다.
물론 몰려오는 중국 관광객을 위해 그에 상당한 가이드 확보는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적정선을 넘어 과잉 양산되면 부작용이 크다. 그리고 어떤 일이 있어도 무자격 가이드는 추방시켜야 한다. 당국은 가이드 협회의 주장을 심층 분석해서 받아들일 점은 수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