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제주시 책임 떠밀기 행정

2012-09-13     제주매일

314억원(국비 20억원·지방비 294억원)을 들여 신축 개관한 제주아트센터가 개관 2년만에 비가 세고 천장 배수관이 파손 되는 등 부실 설계·시공 의혹이 불거지는 가운데 도와 제주시 당국이 서로 책임을 떼밀고 있다.

이 같은 부실 설계·시공 의혹은 지난 9일 지하연습실 천장 오수관이 터져 비가 새고 악취가 진동해 여기에 상주하던 도립교향악단이 긴급 철수했던 사실이 알려져 도의회에서 이를 추궁하면서 드러났다.

제주시는 이처럼 시설 부실사실이 드러나자 애월읍 소재 농업기술센터에 연습실을 별도 만들기로 결정하고 5억원의 추경예산을 편성했다.

건축 설계나 부실 시공의 원인을 찾고 책임소재를 밝혀 하자 보수 등을 통해 예술활동을 지원해줘야 할 행정당국이 부실을 눈감고 문제의 공간 활용대책 마련도 없이 혈세를 낭비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제주아트센터는 제주문화예술 공연의 요람으로 활용하여 수준 높은 문화 예술 작품을 도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연습과 공연이 한곳에서 이뤄지도록 건립한 곳이다. 그런데도 제주시는 현시설의 문제점과 부실을 개선하기보다는 십 수 km 떨어진 곳에 연습실을 새로 짓겠다고 예산을 낭비하려고 하고 있다.

특히 제주시 당국은 ‘하자책임 규명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도가 조직과 관리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사후책임을 도에 떠넘기고 있다.

조직과 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도 역시 제주시 쪽으로 책임을 떼밀고 있는 형국이다. ‘책임 회피 행정의 극치’를 보는 것 같다. 도 감사위원회는 당장 이 같은 책임회피와 설계 및 부실 공사에 대한 책임을 가리기 위한 감사를 실시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