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인데…인색하긴"

도내 금융기관 韓銀 특별자금 대출, '전무'

2005-01-26     한경훈 기자

민족 대명절인 설(2월 9일)을 앞두고 중소기업들의 임금, 상여금, 결제성 자금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고 있으나 금융기관들이 설 운용자금 지원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제부본부는 설을 앞두고 일반운전자금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 지역 중소기업에 대해 특별자금 100억원을 지원키 위해 도내 금융기관에 50억원의 총액한도대출 자금을 공급키로 했다.
지원대상 대출은 지난 17일부터 다음달 7일 사이에 신규 취급한 운전자금이고 업체당 4억원 이내에서 1년간 지원한다.

도내 대출취급은 시중은행과 농협, 제주은행 등으로 이들 금융기관은 한국은행으로부터 대출금의 50%에 대해 연리 2%를 적용받아 대출해 주게 된다.
그러나 25일 현재까지 한국은행에 이 특별자금을 신청한 금융기관은 한 군데도 없다. 이는 금융기관이 창구에서 대출을 일으켰을 경우 바로 한국은행에 신청하는 점에 비춰 설 특별자금 대출이 현재까지는 없다는 말이다.
이처럼 설 특별자금 대출실적이 저조한 것은 경기침체 장기화를 우려한 금융기관들이 중소기업에 대출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자재가 상승, 신용등급 하락, 금융 경색 등으로 지난해 최악의 돈가뭄을 겪은 중소기업들이 자금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설 특별자금은 일반대출보다 금리가 1% 정도 저렴해 중소기업 자금난 해소에 크게 도움될 것으로 보이지만 금융기관들이 대출의 ‘문턱’을 낮추지 않고 있어 ‘빚좋은 개살구’가 되고 있는 셈이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설 특별자금 지원계획이 있어도 신용여력이나 담보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그림에 떡’”이라며 “지원기간을 연장하고 지원요건도 보다 완화해 중소기업에 실질 혜택이 돌아가도록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