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목한 WCC의 ‘玉의 티’
지구촌 환경축제인 ‘제주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WCC)’는 전 세계 유력 언론사들의 취재 전쟁터이기도 하다. ‘매초(每秒) 마감’인 통신사, ‘매분(每分) 마감’인 방송사, ‘매시(每時) 마감’인 신문사 등 지구촌 언론사들의 민완 전문기자들은 총회 현장인 제주에서 자잘한 뉴스까지 빼놓지 않고 송고(送稿)하는 치열한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금 제주도에는 세계 각국의 신문·통신·방송사 기자를 포함, 언론 종사자 640여명이 등록해, 취재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언론인 446명, 외국 언론인 195명이다.
‘역대 최대 규모의 총회’, ‘동북아에서 처음 열리는 총회’, ‘총회 사상 가장 많은 의제(議題)가 상정된 회의’, ‘유네스코 자연과학 분야 3관왕을 차지한 제주’, ‘천혜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제주’ 등 총회뿐만 아니라 총회가 열리고 있는 제주의 모든 것들이 이들의 손에 의해 매초, 매분, 매시 지구촌 구석구석에 전달되고 있다.
만약 이들이 없다면 제아무리 성공한 WCC라 해도, 제아무리 ‘유네스코 3관왕’이요, 아름다운 섬이라 해도 지구촌 구석구석 세계인들에게 이번 총회의 진명목과 한반도의 보물섬인 제주도의 실상을 전달할 길이 없다. 이들이야말로 성공적인 WCC를 있게 하고 세계인들에게 제주도의 존재를 확인시켜 주는 중차대한 역할을 하고 있는 전령사들이다.
그런데 이번 세계자연보전총회의 뉴스 총 산실인 ‘미디어 센터’ 시설이 세계 환경올림픽의 수준을 크게 못 따라가 모처럼의 제주총회를 평가절하 시키고 있는 모양이다.
총회 장소인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 1층에 마련된 ‘미디어센터’는 회의 기간 상주 외국기자만도 무려 160여 명이나 된다. 취재차 파견된 외국 언론인 195명의 80% 이상이 미디어센터에 상주하면서 취재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제주총회가 중요하다는 것을 뜻 하며 취재 또한 과열 될 정도로 뜨겁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다.
이렇듯 중요한 미디어센터에 좌석이 100석 뿐이다. 취재 인원에 비해 엄청나게 좌석이 부족하다. 어디 이뿐인가. 미디어센터에 설치된 TV모니터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내외신 기자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당연히 그럴 것이다.
행사를 주도적으로 추진해 온 제주도정이 내실보다 외화(外華)에 치중한 결과가 아닌지 모르겠다. 이는 성공리에 진행되는 WCC의 ‘옥의 티’를 넘어 오점일 수도 있다. 우근민 도정의 평소 ‘언론관’을 내보인 것 같아 씁쓸하다.